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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종호 기자] 미국과 멕시코 간 관세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되면서 멕시코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이 반색하고 있다. 멕시코에 진출한 우리 기업 대다수가 생산물량 중 상당량을 미국 등 북미로 수출하고 있는 만큼 이번 사태를 예의주시했던 기업들이 미국의 관세 무기한 연기 결정을 반기는 분위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미국이 멕시코와 합의안에 서명했다는 것을 알리게 돼 기쁘다”며 “월요일(10일) 부과할 예정이었던 멕시코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는 무기한 연기한다”고 밝혔다.
당초 트럼프 대통령은 멕시코가 불법 이민자를 막지 않을 경우 오는 10일부터 멕시코산 수입품 전체에 대해 5%의 관세를 부과하고 오는 10월에는 25%까지 세율을 단계적으로 인상하겠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이날 멕시코가 불법 이민 제한 강화를 위해 국경 전역에 국가방위군을 배치하고 미국 망명 이민자의 심리가 진행되는 동안 멕시코에 머무르게 하는 등 내용에 합의하면서 관세 부과가 무기한 연장됐다.
앞서 기아차(000270)는 멕시코를 비롯한 중남미 시장 공략과 대미 수출 전진기지로 활용하기 위해 멕시코에 완성차 공장을 설립했다. 누에보 레온 주 페스케리아 시에 현지 공장을 설립하고 2016년 5월부터 준중형차 K3(현지명 포르테) 생산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양산에 들어갔다. 기아차는 지난해 멕시코에서 29만4600여대의 자동차를 생산해 약 절반에 가까운 14만1800여대를 미국으로 수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이들 기업은 트럼프 행정부가 기존 발표대로 관세부과를 강행할 경우 멕시코 현지 생산공장의 경쟁력 약화에 따른 수익성 저하를 우려해왔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멕시코 시장은 미국 대비 상대적으로 낮은 인건비와 원가 등 장점으로 우리 기업 진출이 활발한 상황”이라며 “이번 미국의 관세부과 예고에 상당수 국내 기업이 크게 우려했지만 불과 시행을 사흘 앞두고 무기한 연기가 결정되면서 안도의 한숨을 쉬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