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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만난 김기환(35) 지평주조 대표는 8년 전 매출 2억원에 그치던 소규모 지역 탁주사를 100억원을 바라보는 업계 중대형사로 키우면서 막걸리 업계의 ‘기린아’로 손꼽히는 인물이다. 8년만에 매출을 50배로 늘린 셈이다. 그는 “사업에 뛰어든 후 처음에는 폐업을 고민할 정도로 매출이 신통치 않아 마케팅이 문제인가 생각했었다”고 회고했다. 하지만 고민끝에 ‘균일한 맛’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실제 막걸리는 발효 음식인 까닭에 그 어떤 술보다 맛의 균일성을 유지하기 어렵다. 생산량이 많은 중대형 막걸리 업체들의 고민이 여기에 있다.
유통지역 수도권서 강원도 전역으로
지평주조는 일제강점기인 1925년 경기 양평군 지평면에서 출발한 기업이다. 1대 사장인 고(故) 이종환씨가 1960년 김 대표의 할아버지인 고(故)김교섭씨에게 회사를 매각한 후 아버지를 거쳐 현재까지 이어오고 있다. 2010년 김 대표가 4대 사장에 취임한 후 2015년 매출액 43억원, 지난해 60억원, 올 8월 현재 70억원을 넘는 등 매년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근 1년 사이 홈플러스, 롯데마트, 이마트(139480) 등 대형마트 3사와 GS25 편의점 납품에도 성공했다. 유통지역도 수도권에서 강원도 전역으로 넓어지고 있다. 올해는 매출 100억원 돌파가 확실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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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지평막걸리 판매가 부진한 이유가 마케팅 부재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내 문제점을 알게 된다. 김 대표는 “생산계획부터 제대로 못 잡는 상황이었다”면서 “수요예측도 제대로 안 되고, 재료마저 정량으로 들어가지 않아 맛의 차이가 들쭉날쭉했었다”고 전했다.
이후 그는 맛의 균형을 잡는 데 집중했다. 그러자 매출액 2억원이던 기업이 몇 년 사이에 20억원까지 올랐다. 김 대표는 “초반 몇 년 간은 매출액을 신경 쓸 여유도 없었다”며 “20억원이 됐을 때 한숨 돌릴 수 있게 됐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막걸리의 프리미엄화 연구 중
지평막걸리의 가장 큰 특징은 대부분 업체에서 사용하는 ‘쌀 입국’(발효제)이 아닌 ‘밀 입국’을 사용한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소비자들이 저희 제품을 평하길 진한 느낌이 좋다는 평이 많다”며 “밀 입국과 함께 공정기간을 타사에 비해 짧은 8일로 잡는 게 그 비결”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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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밀 입국은 과거 쌀이 귀했던 시절에 대용으로 사용했던 것이다. 산업화를 거치며 쌀이 풍부해지자 대부분 업체가 쌀 입국으로 돌아섰다. 하지만 지평주조만큼은 특화를 위해 과거 밀 입국 방식을 그대로 쓰고 있다.
지평주조는…
·설립연도 : 1925년 ·본사 : 경기 양평군
·임직원수 : 26명 ·주요제품 : 지평生막걸리
·특징 : ‘밀 입국’을 사용해 묵직하고 진한 느낌
·매출 : 2017년 8월 현재 70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