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준하 아들 조국 딸에게…"지금은 父 안아 드릴때"

  • 등록 2019-09-01 오후 1:38:11

    수정 2019-09-01 오후 1:49:45

(사진=장호준 씨 페이스북)
[이데일리 이재길 기자] 독립운동가 고(故) 장준하 선생의 아들 장호준씨가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딸 조모씨에게 응원 메시지를 전했다.

장씨는 1일 페이스북을 통해 “최근 조양의 아버지가 겪고 있는 일들에 대한 소식을 접하면서 더욱 화가 났고 많이 아팠다”면서 “조양의 아버지에게 하이에나처럼 달려들고 있는 자들로 인해 조양이 겪을 아픔의 시간들을 자랑스럽게 새겼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장씨는 자신의 유년 시절 일화를 전하며 조모씨에게 아버지의 힘이 돼 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어릴적 친구들과 함께 놀다가 사고를 쳐도 유독 ‘너희 아버님이 어떤 분이신데 네가 이렇게 놀면 되겠느냐’는 말을 들어 억울했다”면서 “다른 아이들처럼 그냥 몇 대 쥐어박고 보내주면 될 것을 꼭 아버지 이름을 꺼내는 것이 싫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내게 아버지의 이름은 결코 떼어낼 수 없는 시치미였다. 학교나 군대에서 요시찰 대상이 되어 압박을 받았던 것도 아버지의 아들이라는 것 때문이었다”면서도 “아버지의 이름은 오히려 내게 큰 혜택을 줬다”고 강조했다.

이어 “신학교 시절 성적 장학금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나를 가르친 교수님이 아버지와 동문수학했던 분이었던 덕이었고, 해외 후원금을 받으며 암울했던 시절을 버틸 수 있었던 것 역시 내가 아버지의 아들이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아버지의 이름은 늘 내게 족쇄가 돼 부담과 고통을 감수하도록 했었다”면서 “내 나이 환갑이 지났지만 아직도 사람들은 나를 ‘장준하 선생의 삼남’이라고 소개하고, 이제는 그렇게 소개되는 것이 자랑스럽다”고 설명했다.

그는 “조양의 마음 어느 한구석에서는 ‘하필 내가 왜 조국의 딸이어서’라는 소리가 들리게 될지도 모르겠지만 ‘그래, 내 아버지가 조국이다’라는 소리가 더 크게 외쳐지리라 믿는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어느 날 내가 아버지를 닮았다는 것을 보게 되었던 것처럼 조양 역시 어느 날 아버지를 닮은 자신을 보게 되겠지만 지금은 조양이 아버지를 안아 드려야 할 때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다”며 “만일 내가 조양의 아버지와 같은 처지에 놓인다면 딸아이가 나를 한 번 안아주는 것이 가장 큰 힘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고 장준하 선생은 독립운동가 출신으로 종합월간지 ‘사상계’를 발행한 인물이다. 1961년 5ㆍ16 군사 쿠데타 이후 ‘박정희 대통령 불가론’을 주장하는 등 민주화운동을 주도하다 수 차례 옥고를 치렀다. 이후 1975년 8월 17일 포천 약사봉 등산하던 도중 사고로 숨졌다. 하지만 단순 실족 추락사로 처리되면서 권력기관에 의한 타살 의혹이 불거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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