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가 25일 입수한 삼성의 ‘대학 총학장 추천 안내’ 공문에 따르면 삼성은 각 대학에 총장추천인원을 할당하면서 추천 시 유의사항에 “추천 과정에서 어떤 논란도 없도록 공정한 선발과정을 거쳐 주시길 부탁드린다”며 “이후 피추천인의 최종합격 여부와 전형 성적 등을 기초로 추천 요청 규모가 조정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대학이 추천한 학생 가운데 최종 합격 학생이 적을 경우 할당 인원을 줄일 수 있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한 해 20만명이 응시하는 SSAT에 투입되는 비용과 인력을 삼성이 대학에 떠넘기는 모양새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 수도권 사립대 관계자는 “SSAT 탈락자가 많으면 최종 합격 또한 줄어들 수밖에 없는 만큼 다음 해에는 할당 인원이 줄어들 것”이라며 “내부적으로 모의 SSAT를 보고 여기서 점수가 높은 학생을 추천하는 방식을 선택하는 대학들이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삼성의 총장 추천 할당 인원은 대학가의 새로운 ‘서열’이 되고 있다. 삼성이 전국 200개 4년제 대학에서 5000명을 추천받아 서류전형을 면제하고 SSAT 응시 자격을 부여한 것이기 때문에 대학마다 할당 인원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실제 지난 24일 삼성에서 보낸 공문이 각 대학에 전달되자 대학들은 경쟁 대학의 할당 인원이 몇 명인지 수소문하기 위해 동분서주했다.
이와 함께 삼성은 기본 추천자격으로 ‘4학년 1학기까지의 취득 평점이 4.5만점의 3.0 이상인 학생(저소득층은 2.5 이상)’과 ‘토익스피킹은 이공계는 4급 이상, 인문계는 5급 이상 보유자’를 요구했다. 이 또한 서류전형의 ‘수고’를 대학에 떠넘긴 것과 마찬가지라는 지적이다.
‘추천 사유’란에는 해당 학생의 △기본인품(인생관·가치관·리더십·의지력 등) △타의 모범이 되는 피추천인의 대학생활상 △회사와 사회에 기여가 될 것으로 판단한 이유 등을 대학이 직접 작성, 총장의 자필 서명을 받도록 했다. 한 대학 관계자는 “삼성의 공문에서 대학을 낮게 보는 것 같은 뉘앙스가 느껴졌다”며 “이는 열린 채용이 아니다”라고 불편한 감정을 드러냈다.
삼성 관계자는 “최근 3년간 삼성 신입사원을 배출한 대학별 실적을 기준으로 규모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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