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사태에…이수정 교수 “이런 건 처음 본다”

  • 등록 2020-07-22 오전 7:56:20

    수정 2020-07-22 오전 9:49:27

[이데일리 박한나 기자]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가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한 피해자를 보는 불편한 시선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사진=이데일리DB)
21일 오후 CBS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인터뷰에서 이 교수는 “박원순 시장님이 하셨던 여러 성과들을 보면 사실 대한민국에 주요한 영향을 미쳤다 본다. 저도 개인적으로 존경하고 있는 분”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믿을 수 없는 상황이 전개되자 반응이 엇갈리고 당황하는 그런 모습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럼에도 그분을 추모하는 것과는 별개로, 피해를 당하고 고소하신 분의 피해도 사실 부인할 수 없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그것도 나름대로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박 전 시장을 고소한 전직 비서 A씨를 일부 정치권에서 피해자가 아닌 ‘피해 호소인’으로 부른 것에 대해 “이런 건 처음 본다”며 사법 절차를 기준으로 A씨를 피해자로 명명하는 것에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경찰에 신고하는 즉시 법적으로는 ‘피해자’가 된다. 그런 부분조차 인정을 안 해주면서, 피해사실을 일종의 음모처럼 몰고 가는 태도는 매우 잘못”이라고 비판했다.

또 “권력이나 위계·위력에 의한 성희롱 사건이 계속 있고 많은 사건을 봤지만, 피해자라는 명칭조차 사용하면 안 되는 듯한 이런 사회 분위기는 저는 생전 처음 봤다”며 “경찰에 절도를 당했다고 신고를 하면 그때부터 절도 피해자가 되는 거고 사기를 당했다고 신고하면 사기 피해자가 되는데, 성희롱이나 성추행으로 신고를 하면 왜 피해자가 안 되고 피해호소인이 돼야 하는 건지, 성범죄의 피해자가 되기 위해서는 특별히 자격요건이 필요한 건지 심지어 그런 생각을 할 정도로 참 괴이한 현상들”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이어 “저만 그렇게 느낀 게 아니라 다수 여성들, 특히 조직에서 근무하는 여성 근로자들은 다 비슷한 느낌을 아마 받았을 것”이라며 “이렇게까지 신고하는 게 어려우면 만약 내가 그런 피해 상황을 대면하면 신고를 해야 하는 일인지 말아야 하는 일인지 고민까지 되는 이상한 상황이 전개됐다”고 말했다.

박 전 시장 전직 비서의 법률대리인 김재련 법무법인 온·세상 대표 변호사가 13일 기자회견에서 텔레그램 비밀대화방 초대화면을 공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 교수는 “우리나라에는 적법한 절차와 무죄추정의 원칙에 따라서 입증의 과정을 거쳐야만 유무죄가 가려지는 아주 좋은 사법절차를 갖고 있다”면서 “피해자를 피해자라고 부른다고 무엇이 이루어지는 게 아닌데 왜 그렇게까지 민감하게 2차 피해, 2차 가해행위를 계속하고 있는지”라고 안타까워했다.

또한 이 교수는 피고소인이 고인이 되면서 조사에 어려움은 있지만 유무죄는 가려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그 이유로는 “경찰이 증거가 전혀 없는데 사건화를 하지는 않는다. 고소라는 건 고소가 될 만한 충분한 근거가 있어야지 고소인으로 취급을 받는 것이기 때문에, 일단 그 대목까지는 해당사항이 있다고 볼 수 있다”며 “피해자가 경찰에 2차 조사를 받았고 본인이 말했던 사진과 문자기록 같은 것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경찰청 TF(태스크포스)가 제가 볼 때는 굉장히 열심히 수사를 하고 있다”며 “관련 사건들의 유무죄가 갈리면 본 건도 근거 없지 않음을 간접적으로나마 우리가 추정할 수는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미모가 더 빛나
  • 빠빠 빨간맛~♬
  • 이부진, 장미란과 '호호'
  • 홈런 신기록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