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기 뇌졸중 치료 병원 따로 있다?[뇌졸중 극복하기]

급성기 환자 아무 병원이나 갔다가 골든타임 놓칠 수도
초급성기·급성기 뇌졸중 치료 가능한 뇌졸중센터 찾아야
  • 등록 2023-10-07 오후 1:32:15

    수정 2023-10-07 오후 1:32:15

서울대 의대 학사, 석·박사를 거친 김태정 서울대병원 신경과·중환자의학과 교수는 현재 대한뇌졸중학회에서 홍보이사를 맡아 뇌졸중이 치료 가능한 질환임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다. ‘뇌졸중 극복하기’ 연재를 통해 환자와 보호자들이 뇌졸중에 대해 보다 쉽게 이해하고 극복할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다.

[서울대병원 신경과 김태정 교수] 박민수(69)씨는 운동 중에 우측 팔·다리 마비와 실어증으로 인근 지역 응급실을 방문했다. 골든타임 이내인 1시간만에 병원을 찾아 안도했지만, 결국 식물인간 상태가 됐다. 박씨에겐 무슨 일이 있었을까?

첫 병원 동맥 내 혈전제거술 불가능…전원 지연 손상 더

김태정 서울대병원 신경과·중환자의학과 교수
박민수씨는 좌측 중대뇌동맥 폐색으로 인한 뇌경색이 의심돼 의료진은 뇌CT를 촬영하고 정맥 내 혈전용해제인 tPA를 투약했다. 이후 증상 발생 4시간 만에 뇌MR를 시행해 뇌혈관 영상에서 좌측 중대뇌동맥 폐색을 확인했다. 하지만 해당 병원에서 동맥 내 혈전제거술이 불가능해 다른 병원으로 전원해야 했으나 가능한 병원을 찾는 과정이 지연됐고, 증상 발생 6시간만에야 치료 가능한 병원으로 전원됐고 해당 병원은 증상 발생 7시간 만에 도착하고 말았다. 그 사이 박씨는 뇌허혈 손상이 많이 진행돼 결국 동맥 내 혈전제거술을 시행하지 못했다.

결국 박씨는 중증 뇌경색으로 진행하고 말았다. 2주 정도 중환자실 치료를 하다가 일반병실로 전동했으나, 증상은 호전되지 않았다. 그리고 1개월 후, 식물인간 상태로 침상에서 누워 지내는 상태로 요양병원으로 전원했다.

뇌졸중, 특히 뇌경색의 예후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것은 골든타임 내 초급성기 치료다. 증상 발생 4.5시간 내 정맥내 혈전용해제가 투약돼야 하고, 큰 대뇌동맥이 막혔을 때 1분 1초라도 빠르게 동맥내 혈전제거술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처음 방문한 병원에서 이러한 치료가 원스탑으로 진행이 될 수 있다면 좋겠지만, 현재 국내에서는 빠르게 병원을 방문한다고 해서 방문한 병원에서 이러한 치료를 모두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뇌졸중 환자위한 포괄팀 운영 병원 찾기 중요

2016~2018년도 심평원 적정성 평가 자료를 보면 뇌경색 환자의 약 20%는 첫 번째 방문한 병원에서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고 24시간 이내에 다른 병원으로 전원돼 치료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뇌졸중 증상이 생기면 정맥내 혈전용해제와 동맥내 혈전제거술을 모두 시행할 수 있는 뇌졸중 센터를 방문하는 것이 중요하다.

전국에 뇌졸중학회 인증을 받은 뇌졸중센터는 83개다. 이 중 동맥 내 혈전제거술이 가능한 재관류치료 뇌졸중센터는 73개다. 뇌졸중센터는 급성기 뇌졸중 환자 치료를 위해 24시간 365일 동안 뇌졸중 전문 의료진이 당직 체계로 뇌졸중 환자를 진료하는 센터다. 뇌졸중센터에서는 뇌졸중 표준 진료 지침을 기반으로 뇌졸중 환자를 치료하고 급성기 치료와 재활이 모두 가능하며, 뇌졸중 환자를 위한 포괄적 팀이 구성되어 있다. 즉, 초급성기, 급성기 뇌졸중 치료가 모두 한곳에서 가능하다.

뇌졸중 센터의 시스템은 주기적인 인증과정을 통해서 그 진료의 질을 유지하게 되기 때문에, 뇌졸중 환자들을 전국 뇌졸중센터에서 표준화된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된다. 뇌졸중 의심 환자의 경우 뇌졸중 센터에 빠르게 방문만 하면 빠른 진단과 치료가 가능하다는 의미다.

박민수씨는 처음 증상 발생하고 1시간 만에 병원을 빠르게 방문했으나, 뇌졸중 초급성기 치료시행이 어려운 의료기관을 방문해 치료가 지연됐고, 결국 치료시기를 놓쳐 평생 장애를 안고 살아가게 됐다.

뇌졸중 치료에는 골든타임이 가장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첫 병원의 적절한 선택이 중요하다. 따라서, 뇌졸중 발생 시 119신고 후 뇌졸중센터에 방문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처음의 선택이 평생의 건강을 좌우할 수 있다.

전국 뇌졸중센터 (대한뇌졸중학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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