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글로벌 무역정보서비스(GTIS)에 따르면 지난해 러시아 주방용품시장에서 한국산 제품을 수입한 규모는 7억5684만 달러로 전년 대비 175.4% 급증했다. 한국산 주방용품의 현지 시장 점유율도 2015년 0.7%에서 지난해 3.7%로 늘었다. 러시아 주방용품시장에서 수입 의존도가 가장 높은 중국(47.0%)에 비해서는 여전히 낮은 수준이지만 최근의 상승세가 거세다.
한국산 주방용품이 러시아에서 최근 기지개를 펴고 있는 것은 현지 소비 여력이 조금씩 상승하고 있어서다. 2014년 말 루블화 폭락 등 악재가 겹치면서 소비 심리가 위축됐던 러시아는 지난해부터 물가 안정, 금리 인하 등으로 소비 심리가 회복하고 있다. 특히 최근 러시아 소비자들은 과거처럼 무조건 저렴한 제품만 찾던 경향에서 벗어나 가성비가 높은 제품들을 찾는 경향이 확산되고 있다. 한국산 주방용품 수입이 늘고 있는 이유다. 실제 지난해 한국산 주방용품은 러시아 시장에서 수입 규모가 늘었지만 중국 제품 수입(97억6711만 달러)은 전년 대비 69.7% 급감했다.
업계 관계자는 “여전히 러시아는 중국 의존도가 높은 시장이지만 최근의 동향은 점차 현지 소비자들의 눈높이가 달라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기존의 중국 점유율을 가성비 높은 국내 중소기업들이 조금씩 잠식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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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분위기에 국내 주방용품업체들도 적극적으로 러시아 시장 공략에 다시 나서고 있다.
밀폐용기업체 락앤락(115390)은 지난해 대(對)러시아 수출이 전년 대비 약 5.4배 증가했다. 올 상반기도 비교적 러시아에서 안정적인 매출을 보이고 있는데다 최근 현지 경제 회복 전망이 가시화되고 있어 기대를 높이고 있다. 이 회사는 2008년부터 10년째 러시아 수출을 이어가고 있다. 락앤락은 러시아가 다른 선진국 대비 밀폐용기 시장에서 성장 여력이 높다는 점을 기대하고 있다. 밀폐용기는 일반적으로 소비 여력이 작은 개발도상국, 신흥국보다는 북미 등 선진국에서 인기가 많은 편이다.
김형석 락앤락 독일영업법인장은 “락앤락은 현재 러시아에서 가성비로 현지 소비자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며 “인구 규모나 향후 시장 성장성 측면에서 러시아는 기대가 많은 국가다. 밀폐용기뿐만 아니라 텀블러, 쿡웨어 등 여러 제품을 선보이고 시장 확대에 주력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휴롬 관계자는 “새로운 거래선과 함께 올 상반기부터 러시아 원액기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며 “하반기에는 다른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휴롬 알파’를 러시아에서도 주력모델로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