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부부’ 심리지배에 7년간 노예생활…피해자 측 “민사 착수”

피고인들 각각 징역 7년·3년6월 선고
2013년부터 친구와 동거하고 가혹행위
쇠사슬로 감금, 화상 입히고 소변 먹여
法 “죄질 매우 불량, 반성하지도 않아”
  • 등록 2024-02-01 오전 8:40:24

    수정 2024-02-01 오전 8:40:24

[이데일리 이재은 기자] 친구를 심리지배한 뒤 7년간 비인간적 행동을 일삼은 30대 여성에게 실형이 선고된 가운데 피해자 측이 민사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피해자 C씨의 친형이 지난달 31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을 통해 올린 사진. 사진 안에는 A씨 부부가 C씨에게 매일 쓰도록 강요한 항목이 나열돼 있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갈무리)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인천지법 형사9단독 정희영 판사는 지난달 폭력행위 처벌법상 공동공갈 등 9개 혐의로 기소된 A(35)씨에게 징역 7년을 선고했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A씨의 남편 B(41)씨에게는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했다.

A씨는 2013년부터 2020년까지 7년간 동거한 친구 C(34·남)씨를 폭행해 다치게 하거나 협박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그는 평소 주먹이나 허벅지로 C씨를 자주 폭행했으며 휴대전화로 얼굴을 내려쳐 코뼈를 부러뜨리기도 했다. 또 점화기기를 불에 뜨겁게 달군 뒤 C씨의 가슴에 대거나 종이컵에 소변을 받아 마시게 했다. C씨는 휴대전화 게임을 하다 A씨에게 폭행당한 뒤 30~40분간 ‘엎드려 뻗쳐’를 한 것으로도 파악됐다.

A씨는 2011년 지인의 소개로 C씨를 알게 됐고 이듬해 여름부터 당시 남자친구이던 B씨와 함께 총 3명이서 동거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가 C씨를 심리지배한 시점은 2013년 6월께로 확인됐다. 당시 A씨는 C씨에게 유사성행위를 한 뒤 “왜 말리지 않았느냐”며 도리어 화를 내고 “성폭행으로 고소하겠다”며 협박한 것으로 드러났다. B씨는 2016년 A씨와 결혼한 뒤 범행에 일부 가담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A씨 부부는 C씨가 자는 동안 그의 두 다리를 쇠사슬로 감아 자물쇠를 채우고 쇠사슬을 전자레인지 선반과 연결해 집 안에 감금했다. 2020년 1월에는 A씨가 바닥 청소, 옷장 정리, 정신 차리고 행동하기 등 11개 항목을 한 달 이상 A4용지에 매일 쓰도록 강요하고 집안일을 시키기도 했다.

두 사람의 만행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았다. 이들은 C씨를 협박해 현금을 받아내는 등 총 8000만원을 가로챈 혐의도 있다.

C씨는 2020년 집에서 나왔고 7년 만에 A씨 부부를 경찰에 고소했다.

정 판사는 “범행 수법과 기간 등을 보면 피고인들의 죄질이 매우 불량한데도 반성하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특히 A씨는 주도적으로 범행해 엄벌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B씨에 대해서는 “주도적으로 대부분의 범행을 저지르지는 않았으나 배우자의 범행에 소극적으로나마 가담했다”며 “B씨의 존재도 배우자가 범행하는 데 일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자신을 C씨의 친형이라고 밝힌 누리꾼은 지난달 31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악마 부부에 의해 7년간 노예생활 한 친동생 사건 근황’이라는 장문의 글을 올리기도 했다.

그는 “가해자들에게선 일말의 죄책감과 반성이 느껴지지 않았다”며 “선고가 내려지고 할 말이 있냐는 판사의 질문에 ‘한마디 말로 사람의 인생을 망치는 것이 법질서냐’며 따졌다”고 했다.

이어 “A씨 등이 항소장을 냈지만 달라질 것은 없을 것”이라며 “곧바로 민사에 착수했고 동생이 빼앗긴 돈 최소 8700만원과 위자료까지 청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A씨 부부의 심리지배 사건은 C씨의 친형이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장문의 호소글을 올리며 알려졌다. 친형 측은 2021년부터 해당 커뮤니티에 사건 진행 과정 등을 공개하며 피해자와 가족들이 겪는 고통을 상세히 기록한 바 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칸의 여신
  • '집중'
  • 사실은 인형?
  • 왕 무시~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