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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뉴욕 증시가 반등했다. 재닛 옐런 신임 미국 재무장관 지명자가 ‘통 큰 부양’을 강조하면서 투자심리가 살아났다. 옐런 지명자는 추후 법인세율을 올리겠다는 의지를 나타냈지만, 당분간은 재정 지원에 방점을 찍었다.
옐런 “통 크게 재정 지원한다”
19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38% 오른 3만930.52에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0.81% 상승한 3798.91에 거래를 마쳤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53% 오른 1만3197.18을 기록했다. 지난주 약세를 딛고 3대 지수 모두 이번주 상승 출발한 것이다.
증시는 옐런 지명자의 청문회를 주목했다. 옐런 지명자는 이날 통 큰 부양책을 강조하며 위험자산 선호를 자극했다. 그는 최근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이 발표한 1조9000억달러 규모의 부양책을 두고 “우리가 국가부채 부담을 고려하지 않고 이를 제안하지는 않았다”며 “지금은 금리가 사상 최저 수준이기 때문에 (원리금 상환 부담이 거의 없어)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현명한 일은 크게 움직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옐런 지명자는 “(인위적인) 약(弱)달러를 추구하지는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다만 시장은 이를 강(强)달러 전환 방침으로 해석하지 않았다. 천문학적인 부양책을 처리하면서 달러화가 쏟아지면 약세 압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마크 해펠레 UBS 글로벌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달러화 약세 기대를 변화시키는데 옐런 지명자의 발언은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했다”고 했다. 실제 이날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장중 내내 약세를 보였다. 이 역시 증시 반등에 역할을 했다.
다만 옐런 지명자가 증시 랠리를 지속해서 이끌지는 미지수다. 그가 법인세율 인상 의지를 분명히 했기 때문이다. 그는 당분간 세율 인상보다 재정 부양에 방점을 찍을 것이라는 점을 피력하면서도 “미국 경제가 회복했을 때 트럼프 정부의 감세 일부를 되돌리기 위한 계획의 일환으로 법인세율을 올릴 것”이라고 했다. 미국 기업들에 악재가 될 수 있는 재료다.
골드만삭스 웃고 BoA 울고
다만 대출 비중이 높은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경우 4분기 순이익이 54억7000만달러로 2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골드만삭스와 BoA의 주가는 각각 2.31%, 0.76% 내렸다.
월가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 변동성지수(VIX)는 4.52% 하락한 23.24를 기록했다.
유럽 주요국 증시는 일제히 하락했다. 독일 정부가 다음달 15일까지 경제 봉쇄를 연장하기로 하면서다. 이날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30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24% 내린 1만3815.06에 거래를 마쳤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0.11% 하락한 6712.95를 기록했다. 프랑스 파리의 CAC 40 지수는 0.33% 내렸다. 범유럽 지수인 유로 Stoxx 50 지수는 0.20% 하락한 3595.42를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