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단속하고 성기 만지고…괴롭힘·성희롱 만연한 이곳은?

반도체 패키지기판 테스트업체, 테스트테크 특별근로감독 결과
상습적 욕설·폭언에 여직원 신체적·언어적 성희롱 만연
“머리 자르지 말라” 각서 받고, 남직원 성기 만지기도
  • 등록 2023-09-17 오후 12:00:00

    수정 2023-09-18 오전 6:02:03

[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충북 충주의 반도체 패키지기판 테스트 전문업체인 ㈜테스트테크에서 직장 내 괴롭힘과 성희롱이 만연한 것으로 확인됐다. 상습적인 욕설과 폭언, 여직원에 대한 성희롱뿐 아니라 남성 직원의 성기를 만지는 등 수위 높은 범죄행위도 발생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충북 청주시 소재 ㈜테스트테크.(사진=청주시)
고용노동부는 현장 관리자들의 일상적 폭언, 괴롭힘 문제가 제기된 테스트테크에 대한 특별근로감독 결과를 17일 발표했다. 테스트테크는 직장 내 괴롭힘·성희롱 등 총 16건의 노동관계법을 위반한 것으로 조사됐다.

먼저 이 회사에서는 직장 내 괴롭힘이 만연했다. 중간 관리직들이 다수의 근로자에 대해 상습적인 욕설·폭언을 하는 것은 부지기수였고, 구레나룻 등 신체 일부를 꼬집거나, 마우스, 키보드 등을 던지는 행위 등 다수의 근로자에 대해 물리적·신체적인 위협도 있었다.

게다가 중간 관리자가 여직원에게 ‘머리를 자르지 않겠다’라는 휴대폰 녹음 각서 제출을 지시하는 등 비인격적인 행위 강요·과도한 업무 지시도 있던 것으로 조사됐다.

성희롱도 심심치 않게 발생했다. 중간관리자가 여직원에게 며칠 간격으로 여러 차례 어깨를 주무르거나, 마우스 작업을 하는 여직원의 손 위에 중간관리자가 의도적으로 손을 얹는 등 이성 간 성희롱이 만연했다. 심지어 구내식당 계단, 신발장 등에서 동성(남성)의 상급자가 성기를 만지는 행위도 확인됐다.

“뚱뚱하면 여자로서 매력이 없다”, “술을 많이 먹어서 살이 찌는 거다” 등 언행이나 “어제 A랑 잤다” 등 성적 수치심을 느낄 수 있는 발언 등 여직원 외모에 대한 성적 비하 발언·음담패설 같은 언어적 성희롱도 발생했다.

특히, 해당 사업장은 여성·청년 등 주로 노동 약자를 대상으로 상습적인 욕설·폭언 등 괴롭힘과 성희롱이 만연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별감독과 함께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77%가 직장 내 괴롭힘을 경험했으며, 여성(78.7%), 20대(84.2%) 대부분이 직장 내 괴롭힘을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그 외에도 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 등 총 3800만원의 임금을 체불하고, 연장근로한도 위반, 배우자 출산휴가 미부여, 임신 중 여성 근로자에 대한 시간외 근로 등 다수의 노동관계법 위반사항이 확인됐다. 고용부는 형사입건(7건), 과태료 부과(9건) 등 행·사법적 조치를 진행하고, 재발 방지를 위해 조직문화 개선계획서를 제출받아 이행 상황을 점검할 계획이다.

이정식 고용부 장관은 이번 감독결과에 대해 “청년 근로자 다수가 직장 내 괴롭힘과 성희롱 피해를 겪었음에도, 이에 대한 기초적인 조사도 이루어지지 않았다”며 “산업현장에서 근로자의 인권과 노동권이 보호되도록, 사업주의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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