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식주의자] 5일간 저녁, 편의점에서 이렇게 골라 먹었더니..

'함부로 계획한 애틋한 식단'으로 저녁 식사...몸무게 2.3kg 줄어
  • 등록 2016-07-25 오전 8:35:25

    수정 2016-07-25 오전 8:35:25

[이데일리 e뉴스 박지혜 기자] 간편한 식사에 만족스러운 맛을 느낄 때만큼 행복할 때가 없습니다. 그 원초적인 욕구를 위해 간단하고 편안한 음식으로만 ‘편식’(便食) 해보려고 합니다. 맛에 대한 이야기인 만큼 다소 솔직하고 자극적일 수 있겠지만 늘 먹거리를 소중히 여기는 마음으로, 잘 먹겠습니다

그야말로 ‘함부로 애틋하게’

뜬금없이 고백하자면, 저는 과거 20kg가량의 몸무게를 감량한 뒤 이데일리에 들어와 매년 최고치를 경신하며 요요현상을 겪고 있습니다. 평소 저녁 식사를 과하게 먹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피트니스 센터에서 꾸준히 운동도 하고 있지만 느슨해지는 만큼 몸에 붙는 군살을 보며 ‘아 다이어트는 평생의 영원한 숙제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쉽게 포기할 수 있는 극단적인 다이어트 보다 한 번씩 몸에 긴장감을 주는 방법을 찾게 되었습니다. 1일1식이나 간헐적 단식은 못하더라도 ‘간헐적 소식’을 해보자는 것이죠. 그래서 저에게 주어진 5일의 당직 기간을 활용해보기로 했습니다.

먼저 성인 여성 하루 권장 열량의 60% 수준인 1200㎉를 단순히 세 끼로 나눠, 400kcal 정도의 저녁 식사 계획을 세웠습니다. 그리고 5일 동안 저녁 근무를 하면서 회사 근처 편의점을 찾아 하루 5000원이 넘지 않는 다이어트 식단을 꾸렸습니다.

첫째 날, 지난 18일 월요일 저녁 7시반께 짭조름한 반숙 달걀 ‘감동란’(마루카네코리아)과 치즈를 오븐에 구워 바삭하게 만든 ‘츄앤크리스피-치즈 마일드’(청정원), 후룻볼 파인애플(돌)을 먹었습니다. GS25에서 구입한 감동란 1600원+후룻볼 파인애플 900원+츄앤크리스피 2100원으로, 총 4600원을 썼습니다. (이 가운데 후룻볼 파인애플과 츄앤크리스피는 2+1 행사로 ‘득템‘, 할인 가격을 적용했습니다)

간간한 삶은 달걀과 새콤달콤한 파인애플 맛의 조화가 좋았습니다. 또 일하면서 과자 대신 먹은 ‘츄앤크리스피-치즈 마일드’는 씹으면 씹을수록 고소한 맛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잘 부서져서 여러 번 나눠먹기는 어려웠습니다. 이날 저녁으로 적은 열량(총 305kcal)을 섭취했으나 ‘고(高) 단백 저(低) 탄수화물’에 신경 쓰다 보니 1일 기준치의 50% 이상을 웃도는 포화지방과 콜레스테롤을 놓쳤습니다.

둘째 날, 19일 화요일 저녁 식사는 어제와 비슷한 시간에 GS25에서 산 ‘별미밥상-닭가슴살 도시락’을 먹었습니다. 이 도시락은 허영만의 만화 ‘식객’에 등장한 ‘무명식당’의 별미밥상을 담아낸 제품입니다. ‘사람, 그리고 밥이다’라는 무명식당의 캐치프레이즈처럼 도시락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이 밥이었습니다. 흑미와 팥, 병아리콩, 울타리콩을 함께 넣어 지은 밥으로, 보기만 해도 건강해지는 느낌입니다.

여기에 연두부와 닭가슴살, 데리야끼 소스와 어우러진 버섯, 호박 등이 반찬으로 담겼습니다. 또 삶은 달걀 반쪽과 방울토마토, 양배추, 로메인 등의 샐러드에 오리엔탈 드레싱을 곁들여 먹을 수 있고 퍽퍽하지 않은 찐 고구마도 들어 있어 다양한 식감과 맛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소스와 드레싱이 포함돼 있어 저염식이라고 볼 수 없지만 다 먹고 난 뒤 비교적 건강한 식사를 했다는 마음이 들어 흐뭇했습니다.

특히 3800원이라는 가격에 이 정도 구성이면 다이어트를 계획하는 누구에게나 만족스러운 메뉴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또 도시락이라는 구성 때문인지, 제대로 된 한 끼 식사를 했다는 만족감이 들었고 2시간이 지난 뒤에도 든든했습니다.

셋째 날, 20일 수요일에는 CU에서 구입한 바나나와 ‘매일 바이오 플레인 로어슈거 요거트’, ‘사브작 바삭한 닭가슴살’(청정원)을 먹었습니다. 바나나 2개 1200원+요거트 1200원+사브작 바삭한 닭가슴살 2100원으로, 총 4500원이 들었습니다. 이 가운데 사브작 바삭한 닭가슴살은 첫째 날 츄앤크리스피-치즈 마일드와 함께 2+1로 구입한 제품입니다. 또 바나나 2개는 두 시간 간격으로 하나씩 먹었습니다.

바나나와 요거트는 많은 사람들이 아는 ‘그 맛’이므로 맛에 대한 이야기는 생략하겠습니다. ‘사브작 바삭한 닭가슴살’은 봉지를 뜯자마자 후라이드 치킨 냄새가 싸악 퍼져 기대감을 높였습니다. 식감은 치킨의 튀김옷으로 시작해 쥐포 튀김으로 끝나는 맛이라고 할까요?

전체적으로 쥐포튀김과 비슷한데 그보다 덜 달고 깔끔합니다. 닭 껍질을 바삭 튀기고 기름기를 쪽 빼면 이렇게 될까 싶은 정도? 예상보다 짜지 않고 단맛이 강한데, 마늘분말이 들어가 양념치킨도 떠올리게 합니다. 또 매콤한 후추의 맛이 뒤에 남아 단맛을 잡아줍니다.

닭가슴살을 오븐에 구워 만들었다는 사브작의 부작용은 맥주를 부르는 맛이라는 것. 맥주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다이어트 식품으로 골랐다가 어느새 맥주의 유혹에 넘어가 있을지도 모릅니다. 또 츄앤크리스피-치즈 마일드에 비해 당류와 나트륨이 높지만 열량과 지방과 적고 포만감이 높았습니다.

넷째 날, 21일 목요일에는 GS25에서 구입한 고구마 ‘설마’와 ‘고단백 저지방 우유’(서울우유), CU에서 구입한 ‘하루견과 블루베리’를 먹었습니다. 설마 1700원+우유 1000원+하루견과 1500원으로, 총 4200원을 썼습니다.

말린 과일의 당도를 주의해야한다더니… 건블루베리가 참 달았습니다. 단맛에 우유가 절로 들이켜졌습니다. ‘어제 먹은 플레인 요거트에 넣어 먹었더라면 더 맛있었을 텐데’라는 아쉬움이 드는 순간이었습니다.

‘설마’는 두 개로 쪼개서 반은 언 상태로 아이스크림처럼 먹고, 나머지 반은 녹은 뒤에 먹었습니다. ‘설마’ 역시 달았습니다. ‘오늘은 당류가 문제겠구나’하고 걱정했는데 어제보다 높진 않았습니다.

단맛이 계속되니 회사 탕비실의 컵라면이 저를 부르는 것 같았습니다. 집에 가서 냉장고 문을 열고 서서 김치 한 조각 집어 먹고 싶기도 했습니다. 매운 음식이 최고조로 당기는 넷째 날이었지만 고구마의 포만감이 위로가 되는 밤이었습니다.

다섯째 날, 22일 금요일에는 세븐일레븐에서 산 ‘컵누들’(오뚜기)과 ‘썬업’(매일), CU에서 구입한 ‘가쓰오 올린 계란말이’(세양)를 먹었습니다. 컵누들 800원+썬업 1000원+계란말이 3000원으로, 총 4800원입니다. (이 가운데 컵누들과 썬업은 2+1 행사 가격입니다)

다이어트를 하면서 식이 조절을 하다 보면 주로 저염식으로 먹게 되는데, 그럴수록 매운 음식이 당기기 마련입니다. 이날 편의점에 가 매운맛의 다이어트 식품을 찾던 중 컵누들 매콤한 맛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얼큰한 국물에 밍밍한 속을 풀며 먹고보니 그제서야 높은 나트륨 함량이 보입니다. 국물을 좀 줄여 먹어야겠습니다.

또 삶는 방법 말고 달걀을 새롭게 먹을 수 없을까 하다가 계란말이를 발견했습니다. 생각보다 열량과 콜레스테롤이 높았지만 10조각으로 나뉘어 있어 조절해먹으면 되겠단 생각에 구입했습니다. 그리고 총 10조각 중 5조각을 컵누들과 먹었습니다. 계란말이와 함께 들어 있던 가다랑어포는 넣고, 케첩은 빼고 먹었습니다.

토마토가 들어간 썬업주스까지 세 가지의 맛이 잘 어울렸습니다. 특히 계란말이의 두툼한 비주얼과 컵누들의 매운맛 때문인지 포만감이 높은 ‘불금’ 다이어트 메뉴였습니다.

5일 동안 ‘함부로 계획한 애틋한 식단’으로 저녁 식사를 먹고 나니 몸무게 2.3kg이 빠졌습니다. 저녁 외에 아침, 점심을 한식 위주로 먹으려고 노력했고 아이스크림 같은 군것질도 두어 번 했습니다. 또 5일 중 3일은 휘트니스 센터에 가서 1시간 이상 땀 흘리며 운동도 했습니다. 물론 부족한 부분이 많은 식단이고, 이러한 식단으로 감량하는 속도와 정도의 개인차가 있을 수 있습니다. 또 2.3kg 정도면 하루 이틀 만에 돌아올 수 있는 무게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혹시 ‘오늘부터 다이어트 해야지’라고 생각한 다음 닭가슴살, 방울토마토, 고구마 등으로 도시락 싸다가 지친 적 없으신가요? 또 그 도시락 한 번 못 챙겨서 모든 다이어트 계획이 무너진 적은 없으신가요? 많은 유혹이 도사리고 있는 편의점이지만 다시 보면 다이어트 식단을 쉽게 계획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체계적인 식단으로 철저한 다이어트에 돌입하는 것도 좋지만 생활 속에서 나 스스로가 버겁다고 느끼는 순간 단 한 끼만이라도, 또는 단 며칠만이라도 가까운 곳에서 가벼운 식단을 구해보면 ‘가뿐해지는 것도 어려운 일이 아니구나’라고 여겨질 겁니다.

어차피 회식이나 친구들과 술자리로 순식간에 망가질 몸? 100세 시대입니다. 망가져만 있기엔 긴 시간입니다. 또 망가질 순간을 위해 되돌려놔야 합니다. ‘오늘 한 번 제대로 망가져 보자!’며 음주 가무를 즐기듯이 회복하는 시간도 즐길 수 있길 바랍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빠빠 빨간맛~♬
  • 이부진, 장미란과 '호호'
  • 홈런 신기록
  • 그림 같은 티샷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