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린내에 구더기 ‘바글’… 고시원 쓰레기방, 그녀는 어쩌다가

  • 등록 2022-07-12 오전 8:44:18

    수정 2022-07-12 오전 8:53:01

[이데일리 송혜수 기자] 쓰레기로 발 디딜 틈이 없는 고시원 방. 20대 여성이 1년간 머문 흔적이었다. 고시원 원장은 이 여성을 즉시 퇴실 조치하고 쓰레기를 치웠지만 냄새 등이 지속되는 상황을 토로했다.

20대 여성이 고시원 방에 1년간 살며 쌓아둔 쓰레기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사연이 처음 전해진 건 지난 9일 고시원 정보를 공유하는 한 온라인 카페를 통해서다. 서울에서 고시원을 운영하고 있다고 밝힌 원장 A씨는 “’진상’ 입실자는 남의 이야기인 줄 알았는데 저희 고시원에서도 나왔다”라며 말문을 열었다.

A씨는 “항상 입실료 밀리고 닦달하면 그때서야 겨우겨우 내던 입실자였는데 여름 되니 그 방 주변에서 너무 냄새가 심했다”라며 “문 열어 방을 확인하고 경악해서 입실료고 뭐고 당장 퇴실시켰다”라고 했다.

당시 상황에 대해 A씨는 “썩은 내가 점점 전 층으로 퍼졌다”라며 “쓰레기 치우니 냄새가 덜 나긴 하지만 아직 문을 못 열 정도로 이상한 악취가 진동한다”라고 설명했다.

침대와 벽지 일부가 변색된 모습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특히 문제는 해당 방이 내창형 미니룸이라는 점이었다. 내창형 방은 창문이 복도 쪽으로 나 있어 일반적으로 햇빛이 안 들어오고 환기도 잘되지 않는다.

실제 A씨가 공개한 사진을 보면 비좁은 방 안에 택배 상자부터 각종 배달 음식 용기, 사용한 뒤 닦지 않은 그릇과 수저 등 각종 쓰레기가 가득 쌓여 있었다. 한쪽 벽지와 침대는 누렇게 변색됐다.

A씨는 “입실자는 1년 동안 시켜 먹은 배달음식 쓰레기를 한 번도 버리지 않고 쌓아뒀더라”며 “방에서 대소변을 봤는지 지린내에 말로 형용할 수 없는 냄새가 진동하고 초파리와 구더기가 바글바글했다”라고 전했다.

또 “냄비랑 그릇을 공용 주방에 사다 놓으면 계속 없어졌는데 이 방에 다 있었다”라며 “이 방에서 냄비 10개, 밥그릇 20개가 나왔는데 구더기 들끓어서 다 버렸다”라고 호소했다.

A씨는 “놀라운 건 나가기 전까지 이 방에서 먹고 잤다는 것”이라며 “쓰레기는 다 치웠는데 (악취·벌레 등은) 어떻게 손 써야 할지 모르겠다”라고 토로했다. 아울러 여성의 가족에게 연락을 취했지만, 가족들에게서 “성인인데 우리도 어떻게 할 수 없다”는 답을 받았다고도 전했다.

방에서 나온 쓰레기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입실 여성에게 정신적 문제가 있을 것 같다고 추측했다. 이들은 “정신장애 있으면 저런 경우 많다고 하더라” “정신 아픈 사람 같아서 화나면서도 안쓰럽다” “악취 등은 특수 청소를 의뢰해야 할 것 같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의학 지식 정보를 제공하는 MSD 매뉴얼에 따르면 이는 일종의 저장강박장애에 속한다. 저장강박증은 사용 여부와 상관없이 물건을 모으고, 모으지 못하면 불쾌한 감정을 호소한다.

이는 의사결정 능력이나 행동에 대한 계획 등과 관련된 뇌의 전두엽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할 때 나타나는 증상으로, 발병 원인은 현재까지 정확하게 규명되진 않았지만 보통 우울증을 앓는 사람에게서 많이 관찰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유현주 '내 실력 봤지?'
  • "폐 끼쳐 죄송"
  • 탕웨이, 무슨 일
  • 아슬아슬 의상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