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받아주세요!" 도봉구 화재 참변 아빠의 마지막 외침

  • 등록 2023-12-26 오전 9:36:00

    수정 2023-12-26 오전 9:36:00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성탄절인 25일 새벽 불이 난 서울 도봉구 방학동의 한 아파트에서 가족을 지키려다 숨진 30대 남성이 “(아이를) 받아주세요!”라고 외친 것으로 전해졌다.

26일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화재가 발생한 이 아파트 3층 바로 위인 4층에서 박모(33) 씨는 아내 정모(34) 씨와 2살배기 첫째 딸을 먼저 대피시켰다.

정 씨는 첫째 딸을 아파트 1층에 놓여 있던 재활용 포대에 먼저 던지고 뒤따라 뛰어내렸고, 박 씨도 막내딸을 안고 창밖으로 몸을 던졌다.

25일 서울 도봉구의 한 아파트에서 불이 나 주민 2명이 숨지고, 20여 명이 중·경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소방대원들이 화재진압을 하고 있다 (사진=소방재난본부)
화재 현장을 지킨 경비원은 국민일보를 통해 “아빠(박 씨) 품에서 툭 떨어진 아이가 두 눈을 멀뚱멀뚱 뜨고 나를 쳐다봤고, ‘얘는 살았다’하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고 말했다.

아파트에 불이 난 25일 오전 5시 3분께 4층에서 박 씨 부부가 “아이 받아주세요!”라고 반복해서 외쳤고, 정 씨가 먼저 첫째 딸을 던지려 하자 경비원이 1층에서 예상 지점에 맞춰 분리수거에 사용하는 포대를 옮겼다고.

뒤따라 뛰어내린 정 씨는 어깨 등을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막내딸을 안고 몸을 던진 박 씨는 끝내 숨졌다.

자녀들은 연기를 흡입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또 다른 사망자 임모(38) 씨는 10층에서 부모님, 남동생과 함께 잠을 자다 아파트에 불이 난 것을 알고 가족들을 깨워 대피시켰다.

가장 마지막에 집에서 탈출해 옥상으로 향하던 임 씨는 결국 11층 계단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소방당국은 임 씨가 연기를 흡입해 질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아파트 3층 내부에서 불이 시작된 것으로 보고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아파트 외벽 그을음이 17층까지 이어져 있고 2, 3, 4층 유리창이 새까맣게 그을려 모조리 깨져 있어 위급했던 당시 상황을 짐작게 한다.

경찰은 방화 등 범죄 혐의점은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26일 합동 현장감식을 할 예정이다. 불이 난 3층 거주자인 70대 남녀는 병원 치료가 필요해 건강 상태를 보고 추후 조사할 계획이다.

도봉구청은 사고 수습 지원과 이재민 관리를 위해 현장에 통합지원본부를 꾸리고 주변 숙소에 임시거주시설을 마련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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