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초부터 경기도 평택시 장안동에 대규모 분양을 계획하고 있던 시행업체 A사는 최근 자금난을 견디지 못하고 한국토지신탁에 사업권을 이양했다.
이 사업장은 작년 초 분양을 계획했다가 분양경기 침체로 하반기로 연기했다. 하지만 하반기 들어 금융위기 등의 이유로 분양이 어려워지자 한차례 더 분양을 미뤘다.
올해들어 이 사업의 시공사인 K건설은 상반기께 분양을 하겠다고 계획을 잡았지만 A사의 경영상황이 더욱 악화되면서 사실상 사업이 중단된 상태였다.
이에 앞서 서울 성동구에 조합아파트를 분양키로 했던 C건설 역시 지난 5월 시행사인 N사가 대출금 상환에 어려움을 겪게 되면서 N사의 채무 2000여억원을 인수하고 사업권을 넘겨 받기도 했다.
◇ `시행사 채무` 인수 업체 급증..작년 3배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상장 건설사 가운데 올해 시행사의 채무인수를 한 건설사는 모두 9곳. 작년 같은 기간에는 총 3개 업체가 시행사의 채무인수를 결정했지만 올해는 3배 가까이 늘어났다.
특히 2분기 이후 시행사의 채무를 인수하는 업체들이 늘고 있다. 작년 2분기 이후에는 1곳 300억원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지난달에만 3건의 채무인수가 결정됐다.
가장 최근에는 삼환기업이 경북 경주시 용강동 아파트 신축사업을 진행하던 시행사 `사람과공간㈜`의 채무 530억원을 인수하기로 했다.
한 광고대행업체 관계자는 "작년 하반기 불황이 처음 시작됐을 때는 소규모 시행사들이 부도가 난 경우가 많았지만 올해들어서는 규모가 큰 시행사들도 한계에 이르고 있는 모습"이라며 "특히 분양 경기가 얼어붙은 지방 시행사들이 겪는 어려움은 더 크다"고 말했다.
주택건설전문업체 D건설 관계자는 "지방 분양 시장 침체가 계속되고 수도권에서도 분양 양극화가 계속될 경우 시행사들의 부담을 짊어지는 시공사가 더욱 늘어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