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톺아보기]金테마 오해와 진실②금 만드는 고려아연

  • 등록 2016-07-09 오전 8:15:00

    수정 2016-07-09 오전 8:15:00

[이데일리 박수익 기자]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Brexit) 영향으로 안전자산 선호가 나타날 것이라는 분석들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안전자산이라고 하면 대표적으로 달러·금·은 등을 꼽을 수 있습니다. 금이나 은을 안전자산이라고 하는 이유는 경제상황의 좋고 나쁨에 상관없이 가치가 크게 변하지 않을 것이다는 믿음이 있기 때문인데요.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 사랑받는 광물자원이기도 하구요.

이런 영향으로 최근 주식시장에서 금 관련주들이 주목받고 있는데 하나씩 따져보겠습니다. 많은 투자자들이 관심을 가지는 민감한 테마인데요. 자원 개발의 전문적 지식에 한계가 있지만 회사측에 취재한 내용과 공시내용을 중심으로 최대한 현황은 이렇다는 분석을 전해드리는 것이라는 점을 먼저 말씀드립니다.

금 관련주를 우선 편의상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해서 보겠습니다. 첫번째로 금을 캐는 광산을 개발하는 곳, 두번째로는 금이 포함된 광석을 사와서 가공하는 곳으로 나눠볼 수 있습니다. 첫번째 관련 기업으로 시장에서 거론되는 대표적 사례가 엘컴텍(037950)이고, 두번째 사례의 관련기업으로 거론되는 것이 고려아연, LS의 자회사인 LS니꼬동제련 등이 있습니다. 나머지 기업들도 있지만 이 세 곳을 중점적으로 살펴봤습니다. 1편 엘컴텍에 이어 두번째는 고려아연입니다.

고려아연은 金·銀도 만든다

고려아연은 회사이름처럼 아연을 주로 가공하는 곳인데요. 아연 부문은 사실상 국내의 독점적 지위를 가지고 있습니다. 작년 한해 국내 아연시장 점유율은 계열사 (주)영풍과 합쳐서 86%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습니다. 또 자동차배터리 같은 제품에 들어가는 연(납)도 생산합니다. 그리고 금과 은도 생산합니다. 고려아연이 아연이나 납이 주로 함유된 광석을 사와서 제련을 하는데 이 광석에는 아연과 납 성분만 있는게 아니라 소량의 금이나 은이 부산물로 들어있습니다. 이걸 따로 모아서 금과 은으로 가공하는 것입니다.

고려아연이 이렇게 ‘부업’으로 만들어내는 금·은 물량은 적지 않습니다. 연간기준으로 금 10톤, 은 2000톤을 뽑아낸다고 회사 측은 설명합니다. 금도 적지 않지만 은이 특히 많습니다. 그래서 고려아연의 국내 은시장 점유율이 23%입니다. 국내 은시장이 연간 410톤 규모인데 2000톤을 생산하니까 일부는 국내시장에 공급하고 대부분은 수출하는 구조입니다.

당연히 고려아연의 매출비중에서 금과 은 매출도 적지 않습니다. 올 1분기 기준으로 전체 매출에서 금이 8%, 은이 23%를 각각 차지합니다. 본업 빰치는 부업인 셈입니다.

여기서 궁금한 것은 아연이나 납을 만드는 과정에서 금과 은을 뽑아내면 공짜로 금덩어리를 획득하는 것 아니냐고 생각할 수 있는데요, 그렇지 않습니다. 광석에 대한 성분조사를 실시해서 함유된 금·은 성분만큼 가격을 더 지불하고 광석을 들여옵니다. 따라서 우연찮게 금을 얻어내는 것은 아닙니다.

LS니꼬동제련도 마찬가지입니다. LS의 자회사인 LS니꼬동제련은 동(구리)을 주로 만드는 회사입니다. 구리덩어리 즉 동광석에도 구리 한 종류의 성분만 들어가 있는게 아니라 소량의 금이 섞여있습니다. 광석을 제련하는 과정에서 따로 금을 추출해냅니다. 역시 구리광석을 들여올 때 성분조사를 해서 금 함류량을 측정해서 그 가격까지 지불하고 사옵니다. LS니꼬동제련이 이렇게 뽑아내는 금은 연간 50톤 안팎이라고 합니다. 앞서 엘컴텍의 한 광구에서 현재 확인된 금이 4톤이라고 했는데요. 이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이죠.

물론 차이는 있습니다. 고려아연이나 LS니꼬동제련은 광석을 사올때 금·은 함류량을 계산해서 가격을 지불하고 사온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걸 다시 가공해서 파는 것이기 때문에 사실 금·은 가격 상승에 연동해서 즉각 이익을 더 낼 수 있는 구조는 아닙니다. 안전자산 선호현상으로 금·은 가격이 오르면 전체 사업의 규모(매출액)는 분명히 늘어나겠지만 관련한 이익이 갑작스레 늘어나는 구조는 아닙니다. 국제유가가 올라서 기름판매가격이 오른다고 해서 주유소가 그 상승폭을 모두 가져가는 것이 아니듯이 금 가공업체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반면 직접 자원을 개발하는 업체는 다릅니다. 가공업체가 아니라 직접 금을 캐내고자 개발하는 것이기 때문에 생산만 된다면 금·은 가격 변동에 따라서 매출은 물론 이익까지 향유할 수 있는 구조입니다. 다만 중요한 전제조건은 금을 실제로 캐내야하고 그 양도 제법 많을 경우에 그렇다는 것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엘컴텍은 아직 금을 캐고 있지 않고 인프라 구축비용 등을 감안할 때 단기간에 금을 다량으로 확보할 수 있을 지는 확실하지 않습니다. 회사측도 아직은 언제 광석을 캘 수 있는지는 정확히 예상해서 발표하긴 어렵다고 설명했습니다. 좀더 개발과정을 지켜봐야합니다.

브렉시트 영향으로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계속된다면 관련한 종목도 계속 주목을 받을 수 밖에 없지만 한편으로 꼼꼼하게 따져봐야할 변수도 있습니다. 이것저것 복잡하다면 이런 투자는 어떨까요. 최근 국제 금선물 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들의 수익률이 주목받고 있다고 합니다. 저희 증권부 동료가 쓴 기사를 첨부합니다. (☞관련기사 뛰는 금(金) 위에 나는 은(銀)…귀금속에 투자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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