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정의 車 vs 車]"당신은 나의 동반자"…생계형 트럭 '포터와 봉고'

  • 등록 2016-07-13 오전 6:30:00

    수정 2016-07-13 오후 5:55:32

(위) 현대차 ‘포터Ⅲ’ (아래)기아차 ‘봉고Ⅲ’
[이데일리 e뉴스 김민정 기자] ‘서민들의 발’로 불리는 포터와 봉고는 생계형 트럭으로 잘 알려져있다. 자영업자 등이 애용하는 트럭으로, 이들이 많이 판매됐다는 것은 그만큼 서민들의 생계가 팍팍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자동차업계에서는 포터와 봉고의 판매량 증가를 ‘경기불황’의 한 지표로 해석한다. 1500만원 안팎의 가격으로 택배 차량이나 운반 차량 등 생계형으로 주로 쓰이는 만큼 퇴직자가 늘고 생계형 자영업자가 늘어났다는 것을 나타내 ‘건강하지 못한 지표’라고 평가하기도 한다.

현대자동차의 1t 트럭인 ‘포터’는 1977년 HD-1000이라는 이름으로 첫선을 보인 대표적인 서민 차량이다. 포터는 올해로 출시 39년째를 맞이한 가운데 이름을 바꾼 건 1986년이다.

2004년 2세대 포터가 나온 이후 10년 넘도록 풀체인지(완전변경) 없이 일부 상품 개선만 이뤄졌지만, 수익성이 쏠쏠한 효자 모델이다.

포터의 판매 급증을 불황의 ‘바로미터’로 여기기도 한다. 경기 불황으로 대량 실직이 이어지면 소상공인·자영업자가 늘어나고, 이에 따라 포터 수요도 증가하는 것이란 분석이 일반적이다. 2012년 이후 매년 포터 판매가 늘고 있는데, 얼어붙은 체감 경기는 이같은 분석에 힘을 싣고있다.

현대차 ‘포터Ⅲ’ [사진=현대자동차 공식 홈페이지]
특히 푸드트럭 창업 열풍과 관련 규제 개혁이 포터의 인기에 불을 지폈다. 업계 관계자는 상가를 임대해 창업하는 것보다 상대적으로 소자본을 갖고 창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1t 트럭을 구매하는 비율이 높다고 분석했다.

포터는 전년 동기 대비 5.9% 증가한 5만 4689만대가 팔리며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상반기 베스트셀링카 1위를 차지했다. 한 달에 1만 대 가까이 팔리는 지금까지의 추세가 앞으로 유지된다면 포터는 올해 10만대 판매 클럽에 가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는 국민차로 불리는 아반떼와 쏘나타만이 연간 10만대 판매 클럽에 오른 바 있다. 포터가 10만대 판매를 돌파하면 아반떼나 쏘나타처럼 ‘국민 트럭’의 별칭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여 귀추가 주목된다.

기아차의 1t 트럭 ‘봉고’의 인기도 만만찮다. 서민형 차량의 원조는 봉고였다.

기아차는 1977년 봉고의 전신인 타이탄(E-1400)을 시작으로 1980년대 1세대 봉고트럭인 파워봉고를 선보였다. 이어 1983년에는 봉고트럭의 농업용 버전인 세레스, 1989년 와이드봉고(2세대), 1997년 봉고프런티어·뉴봉고(3세대), 2004년 봉고III(4세대)를 출시했고 2011년에는 현재 판매되고 있는 봉고트럭(5세대)을 시장에 내놓았다.

기아차 ‘봉고Ⅲ’ [사진=기아자동차 공식 홈페이지]
1980년대 ‘파워봉고’를 선보인 이후 이듬해엔 이를 개조한 12인승 승합차를 선보였다. 출시 당시 봉고승합차는 승합차 하면 ‘봉고’를 떠올릴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 한때 국민차 반열에 올랐다.

하지만 레저용 차량 붐과 함께 미니밴 시대가 열리면서 인기가 추줌해져 2005년 단종됐다. 트럭만 남은 봉고는 판매 1위 현대 포터와 집안싸움을 벌이는 중이다.

봉고는 지난 6월 6013대가 판매돼 월간 판매순위 9위에 이름을 올렸다. 봉고가 월 판매량 6000대를 넘어선 것은 2004년 출시 이후 11년 만에 처음이다.

이처럼 국내 1톤 트럭 시장은 현대·기아차의 포터와 봉고가 양분하고 있다. 포터와 봉고는 차대와 엔진, 변속기 등을 공유하는 형제 차다. 가격도 1300만~1800만원대로 두 차종 모두 비슷한 수준이다.

경쟁자가 없다는 점도 포터와 봉고의 판매 성장세가 뚜렷한 이유다. 1998년 삼성상용차가 닛산 1t 트럭을 기반으로 한 ‘야무진’을 내놓았으나, 포터와 봉고에 밀려 인기를 끌진 못했다. 2000년 삼성상용차 파산에 따라 야무진이 단종되면서 현재까지 포터와 봉고가 1t 트럭 시장을 차지해왔다.

포터와 봉고의 트럭시장 독점에도 다른 완성차 업체들이 1t 트럭 시장에 쉽게 뛰어들지 못하는 이유로 업계 관계자들은 ‘낮은 수익성’을 지목했다.

하지만 올해 하반기에도 산업 구조조정 등 불안정한 시장 상황으로 포터와 봉고의 판매량이 꾸준히 상승곡선을 그린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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