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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제공] 고택(古宅)에서 하룻밤
해질녘 하늘을 가리는 밥 짓는 연기… 바람이 스며들며 덜컹거리는 문풍지 소리까지…조금은 허술하고 낡은 곳이지만 갈라진 벽 틈새로 옛 이야기 피어오르는 곳…
고택에 갈 때 챙겨야 할 단 한 가지… 유유자적의 마음가짐뿐입니다
‘한 치 두 치의 꼼꼼한 계산으로는 이룰 수 없는 생의 심연, 그것을 알고 있는 사람들은 나무를 깎는 정밀한 대패소리보다 밤의 문풍지 소리를 사랑하게 될 것이다.’ 이어령의 ‘우리 문화박물지’는 우리 전통 가옥의 ‘문’(門)을 이렇게 묘사했습니다.
달궈진 아랫목에 몸을 뉘인 초가을 새벽, 닭 우는 소리에 선잠을 깼다 한들 다시 잠 들어도 누가 뭐라 하지 않으니까요. 찬물로 세수를 하고, 소박한 밥상을 안에 들여놓는 약간의 번거로움을 감수할 수만 있다면 고택에서 빈둥거리며 하루를 보내도 좋답니다.
우리나라 곳곳에 뿌리 내린 오래된 옛 집들이 지금 당신을 위해 덜컹거리는 장지문을 열어두고 있습니다. 섬돌에 당신의 흙 묻은 운동화를 올려놓는다 한들 그 누구도 탓하지 않으니, 옛 집의 흙 마당을 기웃거려 보고 싶다면, 경북 안동의 ‘농암고택(聾巖古宅)’과 강원도 강릉의 ‘선교장(船橋莊)’을 중심으로, 우리의 아름다운 고택들을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