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 여객선 침몰]"단원고 학생 좋아 지원한 교감"..추모 발길 이어져

  • 등록 2014-04-19 오후 1:08:30

    수정 2014-04-19 오후 3:01:55

지난 18일 숨진 경기도 안산 단원고 강모 교감의 지인들은 “강 교감은 유난히 책임감이 강하고 아이들을 좋아했던 선생님”이라고 입을 모았다(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박보희 신정은 기자] “체구는 작은데 강직한 분이라 ‘작은 거인’이라 불렀어요. 도덕윤리 선생님인만큼 정말 훌륭한 분이었어요.”(추교영 광덕고 교장)

안산 단원고 강모(52)교감에 대해 그의 오랜 지인은 19일 이렇게 말했다. 강 교감은 지난 18일 진도 실내체육관 인근 야산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전남 진도 인근 해안에서 여객선 ‘세월호’ 침몰 사고에서 구조된 지 사흘만이었다. 그는 수학여행을 떠나는 단원고 2학년 학생 325명과 13명의 교사들을 인솔해 제주도로 향하는 길이었다.

강 교감의 빈소는 이날 안산제일장례식장에 차려졌다. 강 교감의 영정 사진이 놓여진 자리에는 이날 오전 9시까지 세월호 사고에서 숨진 단원고 최모 교사의 영정이 놓여 있었다. 이날 오전 빈소가 마련된 직후부터 그를 기억하는 동료 교사와 후배교사, 학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강모 교감의 지인들은 하나같이 그에 대해 “책임감이 강했고 아이들을 사랑했다”고 전했다. 지인들은 그런 그였기에 200여명의 학생들의 생사를 알 수 없는 상황을 견디기 힘들었을 것이라 미뤄 짐작했다.

이를 반영하듯 그의 지갑에서는 손글씨로 작성한 유서가 발견됐다. 강 교감은 유서에 “200명의 생사를 알 수 없는데 혼자 살기에는 힘에 벅차다. 나에게 모든 책임을 지워달라. 내가 수학여행을 추진했다. 내 몸뚱이를 불살라 침몰 지역에 뿌려 달라. 시신을 찾지 못하는 녀석들과 함께 저승에서도 선생을 할까”라 남겼다.

강 교감은 세월호에서 구조된 이후에도 진도실내체육관에 남아 제자와 교사들의 생환을 기다려왔다. 사고 후 진도를 찾은 아내와 딸도 돌려 보냈다.

추 교장은 “의협심이 강해서 본인이 나서서 자율학습이나 보충수업을 맡아 밤 12시까지도 아이들을 가르치곤 했다”며 “아이들의 어려움을 직접 해결해주려고 노력하고 항상 귀를 기울이던 선생님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지난 3월 단원고에 부임한 것도 스스로 지원해서 간 것”이라며 “단원고 아이들이 착하고 순박해 좋다는 말을 많이 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지인인 안병국 안산고 교감은 “30년 교직생활 동안 만나본 몇 안 되는 존경하는 분”이라고 강 교감을 기억했다. 안 교감은 “품성이 온화하고 과묵한 편”이라며 “다만 책임감이 지나치게 강했다”고 안타까워했다.

이들은 입을 모아 “모든 것을 본인이 안고 가겠다는 뜻일 것이다. 나는 탓하고 다른 모두를 용서하라는 의미 아니겠느냐”며 “사고가 나고 찾아온 가족이라도 곁에 있었다면..”이라고 말끝을 흐렸다.

강 교감은 지난 1987년 교사로 임용돼 윤리 과목을 가르쳤다. 지난 2012년 교감으로 승진한 뒤 지난 3월 단원고에 부임했다. 슬하에 1남2녀를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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