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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 초반 유행했던 고등학교 학원폭력 영화 ‘말죽거리 잔혹사’ 속 대사가 아니다. 2018년 여의도 국회에서 그것도 50대 재선 국회의원들이 전 국민이 지켜보는 가운데 나눈 과격한 대화다.
상황은 이렇다. 지난 5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첫 전체회의에서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제위기를 주장한 송언석 자유한국당 의원을 겨냥 “(경제)위기를 주장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반박하면서 시작됐다.
한국당 예결위 간사인 장제원(51) 의원은 이에 대해 “우리당 의원을 콕 찍어 송언석 의원이 대한민국 경제위기를 조장한다고 말했다. 이것은 심각한 명예훼손”이라고 주장했다. 기획재정부 차관 출신인 송 의원은 한국당의 대표 경제통 의원이다.
민주당 박완주(52) 의원은 장 의원을 향해 “독해능력이 안되는 사람이 국회에 왔네”라고 말했고, 장 의원이 “저런 게 국회의원이라고” 격분하며 받아치면서 분위기가 험악해졌다. 두 의원은 마이크가 꺼진 후에도 “저런 게? 죽을래?”, “말을 왜 그렇게 함부로 하냐”, “누가 누구한테 함부로 했나” 등의 거친 말을 주고받았다.
장 의원이 “박완주 너 말조심해”라고 말하자 화가 난 박 의원은 “박완주? 너 나와”라고 응수했다. 이에 장 의원이 “한 주먹도 안되는 게, 나가자. 쳐 봐라”며 자리에 일어섰고 두 사람은 회의장 밖에서 추가 설전을 벌였다. 동료 의원과 보좌진의 만류로 몸싸움으로 번지진 않았다.
이들의 격한 언쟁은 사실상 예산 심사 첫날인 이날 여야가 서로의 기선을 제압하기 위한 기 싸움이라는 분석도 있다. 한국당의 대표 경제통인 송 의원이 공격당하자 이를 방어하는 차원에서 장 의원이 과잉대응을 했다는 얘기다. 그럼에도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이, 그것도 50대 재선 의원들이 선택한 단어로는 너무나 품격이 떨어졌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려워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