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방송된 MBC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에서는 배우에서 무속인으로 두 번째 삶을 살고 있는 정호근의 이야기가 전해졌다.
정호근은 내림굿을 받고 무속인으로 변했다. 어느덧 4년 차 무속인이 된 그은 무속인으로의 삶을 결심하기까지 숱한 어려움을 겪었다.
이날 정호근의 아내 장윤선 씨는 “‘그냥 이혼할래’ 이런 말도 했었다. 참 많은 충격이었다”고 털어놨다.
아들 동섭 씨 역시 “처음에는 잘 몰랐다가 주변에서 사람들이 손가락질하기 시작하더라. 처음에는 원망도 많이 했다”며 “그런데 이번에 한국 갔을 때 그 생각이 바뀌었다. 사람들을 한 명씩 도와주고 조언해주고..각각의 인생을 더 나아가게 도와주신다는 게 되게 아름다운 직업이고 멋지다고 생각했다”며 아버지 정호근을 응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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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이같은 결정을 한 건 갑작스러운 일이 아니었다. 무려 30년 배우 생활을 하며 고민을 반복해왔다고.
특히 그는 몸이 아픈것 보다 가족들에게 닥친 불행이 자신의 운명 때문인 것 같아 힘들었다고 밝혔다. 과거 정호근의 첫째 아이는 27개월 만에 세상을 떠났고, 막내딸과 쌍둥이로 태어났던 막내아들 역시 3일 만에 사망했다.
정호근은 “할머니가 무속인이라 집 안에 무병을 앓는 일이 있었다고 들었다. 아무 이유 없이 몸이 아프고 아무리 애를 써도 일이 안 되고 때로는 주변 사람까지 해치는 것 같았다.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것들이 이 세상에 벌어진다”며 “윗대부터 할머니가 신령님을 모셨던 분, 그래서 항상 봐왔다. 그런데 그 줄기가 나에게까지 내려올 줄 전혀 몰랐다. 무속인이 되지 않으려고 7년이나 버텼지만, 무병을 고칠 수 없었다. 결국 이 길을 운명처럼 받아들이게 됐다”고 말했다.
또한 정호근은 “난리가 났었다. 신내림을 받았다고 하니 침묵만 흘렀다”고 당시를 회상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결국 정호근의 곁을 지켜준 건 가족이었다. 그는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못할 일이 없었다고 했다.
정호근은 “어른들이 자식은 가슴에 묻는다고 하더라. 그런데 왜 나에게 이런 일이 생겼지 생각했다. 딸도 아들도 보고싶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정호근은 대를 이어 내려온 무속인의 운명이 그에게서 마감되길 간절히 바란다는 말로 부성애를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