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보고있나?" 분노의 보드카 '콸콸'…불매운동의 서막

[이데일리 이선영 기자]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예프 함락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캐나다, 미국, 라트비아를 비롯한 각국은 러시아의 대표적인 술인 보드카의 판매 중지를 선언하고 이와 관련된 영상을 공유하는 등 ‘러시아 상품 불매 운동’을 벌이고 있다.

25일(이하 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캐나다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온타리오주 정부는 각 소매업체에 모든 러시아산 보드카를 매대에서 철수하라고 지시했다.

피터 베들렌팔비 주 재무장관은 “온타리오주는 러시아의 우크라 침략을 규탄하는데 캐나다 동맹국들과 함께 하기 위해 이 같은 조치를 취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온타리오 내 679개 매장에서 러시아산 보드카가 판매 중지된다.

온타리오주가 이같은 조치를 취하자 다른 주들도 속속 보드카 판매 금지를 선언하고 있다. 캐나다 매니토바주와 뉴펀들랜드주에 있는 주류 판매점들도 러시아산 보드카를 모두 판매 중지할 방침이다.

캐나다 뉴펀들랜드와 래브라도에서 주류 판매와 유통을 담당하고 있는 NLC 주류 판매점은 공식 트위터를 통해 “뉴펀들랜드 및 래브라도 주류 회사는 캐나다 전역의 다른 주류 관할권과 함께 선반에서 러시아산 제품을 제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사진=트위터 캡처)

앞서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러시아에 대한 직접적인 제재안을 발표했다. 트뤼도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을 제재 대상 명단에 올렸다고 밝혔다.

또 그는 러시아에 협조중인 벨라루스의 지도자들에 대해서도 제재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제재 명단에 오른 대상자들은 만약 자산이 캐나다에 있을 경우 자산 동결 등의 제재를 받는다.

아울러 트뤼도 총리는 캐나다는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 결제망에서 러시아를 퇴출하는 방안에도 지지한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트뤼도 총리는 “러시아 지도부에게 심각한 비용을 부과하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침공 자금 지원 능력을 제한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트위터 캡처)

뿐만 아니라 미국 미시간주의 많은 바에서도 우크라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기 위해 러시아산 보드카를 제공하지 않기로 했다. 켄자스주에서는 선반에서 100병 이상의 러시아 보드카가 치워지기도 했다.

라트비아 역시 보드카를 비롯해 러시아 상품 전반에 대한 불매운동을 펼치고 있다. 또한 러시아의 우크라 침공을 지지하고 있는 벨라루스 제품에 대해서도 보이콧 중이다. 라트비아는 한때 러시아의 지배를 받았다가 1991년 독립해 반러정서가 강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편 이같은 조치에 일부 소매업체들은 트위터 등 각종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러시아산 보드카를 진열대에서 없애거나 하수구에 쏟아 부어 버리는 등의 불매 인증샷을 잇따라 게재하고 있다.

미국 북동부 버몬드주의 한 스키장은 공식 트위터를 통해 러시아산 보드카를 하수구에 콸콸 붓는 영상을 게재하면서 “러시아산 보드카 애호가들에겐 미안하지만 더 이상은 안돼”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 국기와 함께 미국 국기를 함께 덧붙였고, 1만여명 이상이 해당 영상을 시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