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마크롱, 프랑스서 닷새째 시위…"폭동·약탈로 얼룩"

알제리계 10대 소년 경찰 총격 사망후 연일 밤샘 시위
인종차별에 분노 폭발…연금개혁 불만 겹쳐 시위 격화
건물·차량 불타고 관광객도 공격 …1일 1131명 체포
진압에 경찰 4.5만명 투입, 장갑차·헬리콥터까지 동원
  • 등록 2023-07-02 오후 1:59:53

    수정 2023-07-02 오후 1:59:53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프랑스 경찰관이 알제리계 17세 소년을 살해한 이후 프랑스 전역에서 폭동과 약탈을 동반한 유색인종 차별 반대 시위가 닷새째 이어지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폭동에 대응하기 위해 독일 국빈 방문 일정을 취소했다.

프랑스 남부 리옹에서 30일(현지시간) (사진=AFP)


로이터통신,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은 2일(현지시간) 프랑스 전역에선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시위가 닷새째 밤새도록 지속되고 있으며, 폭동과 약탈 등의 범죄가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프랑스 내무부에 따르면 시위 나흘째인 30일 밤부터 1일 오전까지 프랑스 전역에서 1311명이 체포됐고, 79명의 경찰이 부상을 입었다. 또 밤새 2560건의 화재가 보고됐고 자동차 1350대와 건물 234채가 불에 탔다.

외신들은 “시위대는 자동차와 건물에 불을 붙이고, 진화하기 위해 출동한 소방관들에게 돌을 던지고 있다. 마르세이유와 파리 인근에선 광범위한 약탈이 발생했고, 각지의 경찰서는 수십차례 공격을 당해 상당한 피해를 입었다”고 전했다. 프랑스 내무부는 시위 대응을 위해 약 4만 5000명의 경찰이 특수부대, 장갑차, 헬리콥터와 함께 파리, 리옹, 마르세이유 등 3대 도시에 투입됐다고 밝혔다.

이번 시위는 지난달 27일 파리 외곽에서 알제리계 17세 소년 나엘 메르주크가 프랑스 경찰관이 쏜 총에 맞고 사망한 이후에 촉발됐다. 위험하지 않은 상황인데도 경찰관이 차량 안의 나엘을 향해 총을 쏜 영상이 공개되며 평소 주택 구매, 취업 기회 등에서 차별을 받아왔던 소수 민족의 분노가 폭발했다. 이에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연금개혁에 대한 국민 불만까지 더해져 시위가 격화하고 있다. 마르세이유에서는 지난달 29일 41명의 중국인이 탑승한 버스가 시위대로부터 공격을 받는 등 관광객들에게까지 피해가 번지고 있다.

외신들은 마크롱 대통령이 2~4일 23년 만의 독일 국빈 방문 일정을 취소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마크롱 대통령과 프랑스 정부 장관들은 한목소리로 “당장 폭력을 멈춰야 한다”고 촉구했다. 알제리 출신 모친을 둔 축구 스타 음바페와 프랑스 축구 국가대표팀도 평화로운 집회와 대화를 호소했다. 음바페는 트위터에 “당신이 파괴하는 것은 당신의 재산이자, 당신의 이웃이며, 당신의 도시”라고 적었다.

로이터는 이번 시위에 대해 “2018년 말 프랑스 대부분을 마비시킨 ‘노란 조끼’ 시위 이후 마크롱 정부 지도부가 맞이한 최악의 위기”라고 평가했다. FT도 “수개월 간의 연금개혁 반대 시위에서 벗어나려 했던 마크롱 대통령에게 큰 도전이 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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