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인도를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9일 삼성전자 현지 공장 준공식에 참석해 재판 중인 이재용 삼성 부회장을 만난 데 대해, 일각에서는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추혜선 정의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의 주역인 이 부회장이 납득하기 어려운 집행유예 판결로 풀려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에서 문 대통령의 이같은 행보는 부적절하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 인도를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오후 인도 우타르프라데시주 노이다시 삼성전자 제2공장 준공식에 참석해 휴대전화 생산라인을 둘러본 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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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 수석대변인은 “촛불 시민의 기대를 안고 출범한 문재인 정부가 지금 시점에 이 부회장을 ‘삼성의 오너’로 만난다는 것은 정권 차원에서 면죄부 인상을 줄 수도 있다는 점을 간과한 듯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가 노동과 경제정책 등에서 ‘우클릭’하고 있다는 우려가 도처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면서 “이번 만남은 애초에 이뤄지지 않았어야 마땅하다”고 덧붙였다.
반면 이석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문 대통령이 이 부회장 만나러 삼성전자 공장에 가는 것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이 의원은 이날 트위터에 “언론은 인도에서 문 대통령과 이 부회장이 만나는 것에 대해서만 온통 관심사”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이어 “현지에서 삼성전자가 제조에 인도인 7만 명 고용, R&D에도 5000명을 고용해 인도총리에게 경협실적 과시할 계기가 되니까 공장에 가는 것”이라며 “반성해야 할 삼성과 언론도 혹여나 오산하지 말기를!”이라고 덧붙였다.
| 인도를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오후 인도 우타르프라데시주 노이다시 삼성전자 제2공장 준공식에 도착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안내를 받으며 행사장으로 입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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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인도 국민 방문 둘째 날,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함께 현지 삼성전자 휴대전화 공장 준공식을 찾았다.
이 부회장은 행사장 앞에 대기하고 있다가 차에서 내린 문 대통령 앞으로 다가가 90도로 인사했다. 5초 남짓한 시간 동안 네 차례나 허리를 숙여 인사하는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문 대통령은 행사 시작 전 대기실에서 이 부회장을 불러 5분 동안 별도 만남을 갖고, 국내 투자와 일자리 창출에도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