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가치, 500억달러 상회 가능”
18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지난 15일부터 이날까지 네이버(035420)는 8.8%, 이마트는 4% 상승률을 기록했다. 쿠팡이 지난 12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클래스A 보통주 상장을 위한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면서 비슷한 사업구조의 동종 업계 기업들도 덩달아 몸값이 오를 가능성이 있다는 기대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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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전문가들은 쿠팡의 기업가치가 시장에서 거론되는 500억달러를 상회할 수도 있을 것으로 평가한다. 앞서 블룸버그는 300억달러, 월스트리트저널은 500억달러를 쿠팡의 시가총액으로 산정한 바 있다. NH투자증권은 500억달러가 쿠팡의 내년 매출 기준 주가매출비율(PSR) 3.1배에 해당하는 수준이라며 아마존은 3.5배, 이베이는 3.6배, 알리바바는 6.6배로 낮은 수준이라고 전했다. 삼성증권은 쿠팡의 500억달러가 총거래대금(GMV)에 비해 내년 기준 1.83배, 올해 기준 2.56배라고 전했다.
유승우 SK증권 연구원은 쿠팡의 시가총액을 60조7000억원으로 책정했다. 그는 “밸류에이션이 너무 높은 기업을 제외한 상장 유니콘 기업인 제이디닷컴, 바이두, 아마존, 우버 등의 평균 12개월 선행 PSR은 4.2배인데, 여기에 최소한으로 잡은 올해 쿠팡의 예상 매출액을 곱하면 60조7000억원이란 가치가 나온다”라며 “쿠팡의 매출 성장률을 지난해 대비 9배 이하로, 매우 낮고 보수적으로 가정해 도출한 결과”라고 전했다.
‘최대한 보수적’ 접근 시 네이버 48만원, 이마트 25.2만원
국내 이커머스가 쿠팡의 매출이나 GMV를 상회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핵심 근거로 한 기업 재평가가 조심스럽게 이뤄지고 있다. 지난해 기준 이마트는 21조4000억원, 롯데쇼핑은 16억1000억원, 쿠팡은 13조3000억원 매출을 각각 기록했다.
네이버 쇼핑의 GMV(와이즈리테일 기준)는 지난해 27조원으로 쿠팡의 22조원을 25% 상회한다. 거래액 성장률도 각각 41%, 38%로 유사하다. 쿠팡은 물류 인프라와 와우 멤버십, 쿠팡 이츠 등으로, 네이버는 CJ대한통운(000120)과의 제휴를 기반한 물류 네트워크 구축과 라이브커머스 시장 선점, 네이버 파이낸셜과의 시너지 등으로 각각 프리미엄을 붙일 수 있다. 이같은 요인을 고려할 때 두 회사는 대등하지만, 네이버 가치는 보다 보수적 관점에서 재평가가 이뤄졌고, 그럼에도 상승 여력이 있다.
박은경 연구원은 이마트의 가치는 주당 25만2000원, 시가총액으론 7조원이 합당하다고 보았다. 이날 대비 39.7% 상승 여력이 있는 셈이다. 이마트 지분의 50%를 차지하는 쓱닷컴 사업부에 네이버보다 낮은 P/GMV인 0.75배를 적용했는데, 이는 쿠팡의 예상 밸류에이션의 최하단인 300억달러 대비 30% 할인을 적용한 값이다.
한편 국내 이커머스 시장이 성장한다 해도 옥석 가리기는 필수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이커머스 시장이 성장주 분야인 만큼, 당장 실적이 나오는 것보단 확장성을 최우선으로 염두에 두어야 한다는 조언이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쿠팡의 미국 상장 때문에 단기적으로 국내 이커머스 기업들의 주가가 오를 순 있지만, 시장도 다르고 사업구조도 다르다는 점에서 디스카운트가 필연적으로 돼야 한다”며 “결국엔 성장주이기 때문에 확장성이 중요한데 지금 구조와 매출 성장이 쿠팡과 비슷하다 해도 향후 확장성이 없으면 똑같은 밸류를 적용할 순 없다”고 전했다. 이어 “무차별적으로 쿠팡 밸류를 적용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고 산업 구조적인 측면을 면밀히 보고 가치를 책정할 필요가 있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