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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FFVD 때까지 대북제재 유지”
최근 들어 ‘강경한’ 모습으로 회귀했다는 평가를 받은 마이크 폼페이오(아래)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하원 세출위원회 ‘2020년 회계연도 국무부 예산 요청’ 청문회에 출석, “우리는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를 향한 우리의 진전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며 이 목표 달성 때까지 ‘제재이행’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번 예산은 우리의 외교적 활동이 계속 유지되도록, 그리고 우리가 우리의 목표(FFVD)를 달성할 때까지 제재의 이행을 계속하도록 해준다”고 협조를 당부했다.
데이비드 스틸웰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 지명자도 같은 목소리를 냈다. 스틸웰 지명자는 이날 상원 외교위원회 인준 청문회에서 “그동안 우리는 충분히 속았다”며 “꾸준한 압박이 계속 영향을 끼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스틸웰 지명자는 ‘북한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CVID)의 약속을 입증할 때까지 제재 해제가 없어야 한다는 것이냐’는 물음에 “정확하다”고 했다.
북·미 대화 국면에서도 북한은 핵·미사일을 비롯한 군사적 역량을 여전히 확대·유지 중인 것으로 미군은 평가했다.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사령관은 이날 군사위 청문회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활동과 관련한 맥 손베리 공화당 의원의 질문에 “우리가 관찰한 그들의 활동은 비핵화와 부합하지 않는다”며 “군사적 역량에 있어 검증 가능한 변화는 거의 없다”고 단언했다.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지난해 남북·미 지도자 간 계속된 외교적 관여는 뚜렷한 긴장 완화를 가져왔다”고 평가하면서도, “북한군은 여전히 강력하고 위험하며, 지난해 보고된 병력 구조, 준비태세 등과 뚜렷한 차이가 없다”고 했다.
이날 청문회에서 의원들은 일제히 강력한 ‘제재 압박’을 주문했다. 여야가 따로 없었다. 민주당 소속 브래드 셔먼 하원 외교위 산하 아시아·태평양·비확산 소위 위원장은 결렬된 2차 핵 담판을 언급, “북한은 미국이 수용할 수 있는 합의에 동의할 정도로 충분한 압박하에 있지 않다는 것을 보여줬다”며 “더 좋은 결과를 위해서는 더 좋은 제재가 필요하다”고 추가 제재를 촉구했다. 같은 당 게리 코놀리 의원은 북·미 정상회담에도 불구, “우리는 북한의 비핵화라는 목표에 근접하지 못했으며 오히려 북한은 핵물질 생산과 장거리 미사일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고 보도되고 있다”며 “미국은 북한의 제재 회피를 저지하기 위한 노력 배가를 비롯해 대북제재 이행에서 국제사회를 주도해야 한다”고 했다.
이처럼 행정부와 의회가 대북 ‘강경책’을 강조하면서 대북 유화책을 쓰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과 엇박자를 내는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 민타로 오바 전 미국 국무부 한국·일본 담당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추가 대북제재 철회’ 지시와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의 ‘가역적 제재’ 언급 등을 예로 들며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참모들이 대북 정책에 관해서는 의견 일치가 안 되어 보인다”고 분석했다. 로버트 갈루치 전 국무부 북핵 특사도 트럼프 대통령과 행정부가 서로 다른 행동을 보일 경우 “북한 문제를 주도하고 있는 미국에 대한 국제사회의 신뢰가 손상을 입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