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에서는 오너가 아닌데도 4년 전 회사를 그만둔 전문경영인을 명예회장으로 임명하는 것을 이례적으로 평가한다. 일동제약 측은 “이 회장이 26년간 대표이사를 역임하면서 회사 성장을 이끈 공로에 대한 예우차원에서 명예회장으로 위촉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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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41년 설립된 일동제약 역사의 절반 이상을 이금기 회장이 이끌어온 셈이다. 이 회장이 입사했을 당시 일동제약은 영업사원이 5명에 불과했을 정도로 영세했지만 지난해에는 연 매출 4000억원대 규모로 성장했다.
이 회장은 일동제약 창업주 고 윤용구 회장과 인연을 맺고 일동제약에 입사했고 윤용구 회장의 차남 윤원영 회장(77)과도 오랜 기간 경영을 함께 했다. 이 회장은 일동제약의 대표 품목인 ‘비오비타’, ‘아로나민’ 등을 개발한 주역이다.
이 회장의 저격수 역할을 했던 안희태씨는 지난 2013년 보유지분을 일동제약 측에 넘기면서 일동제약과의 인연을 정리했다.
이 회장의 뒤늦은 명예회장 위촉에 대해 일동제약의 ‘우호지분 이탈 방지’ 목적이라는 시각에도 힘이 실린다. 이금기 회장은 현재 일동제약의 지분 5.47%를 보유하고 있다. 현재 일동제약 경영진의 우호세력 중 가장 많은 지분을 보유 중이다.
일동제약(32.52%)은 2대주주인 녹십자(29.36%)와의 지분율 격차가 3.16%에 불과해 1주가 아쉬운 처지다. 녹십자는 지난달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사외이사와 감사 후보를 추천하며 본격적인 경영 개입을 선언하기도 했다. 가까스로 일동제약 경영진이 녹십자 측 인사의 입성을 저지했지만 아직 갈등의 불씨는 꺼지지 않았다.
일동제약은 경영권 방어를 위해 본격적으로 우호지분을 확보하려는 물밑작업을 진행 중이지만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당초 사모펀드(PEF) 운용회사인 H&Q코리아가 녹십자가 보유한 지분을 확보한 이후 일동제약의 백기사 역할을 할 것이란 시나리오가 제기됐다. 그러나 정작 녹십자 측은 아직 주식 매각 계획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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