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의 속살을 만났다 겨울 산행의 참 맛

낙엽 산행 즐기기 좋은 숲길 5
  • 등록 2008-11-27 오후 12:15:01

    수정 2008-11-27 오후 12:15:01

[조선일보 제공] 두껍게 깔린 낙엽을 자분자분 밟고 올라서는 늦가을 산책은 숲이 우리에게 선사하는 마지막 선물.

낙엽(落葉) 산행을 즐기기 좋은 숲길을 알아봤다.

▲ 낙엽이 도톰하게 깔린 숲길은 마치 카펫이라도 깔린 것처럼 폭신하고 부드럽다.단, 매끈한 나뭇잎이 등산화의 마찰력을 떨어뜨려 발이 쉽게 미끄러질 수 있으니 한 발 한 발 조심해서 걸을것. / 조선영상미디어

■ 경기도 포천 '명성산(鳴聲山)'

해마다 9월 말부터 10월 초까지 억새꽃축제가 열리는 산. 솜털처럼 소담한 억새꽃은 이미 떨어져 내렸지만, 은빛으로 물결치는 억새밭에 서는 것만으로도 완연한 늦가을을 느낄 수 있다. 분주한 축제가 끝난 지금 명성산의 억새밭은 호젓하다 못해 고요하다. 금빛 햇살이 떨어져 내리는 억새밭 위로 하늘은 눈이 시릴 정도로 파랗게 빛난다.

참나무 낙엽이 가득 쌓인 등산로도 아기자기하다. 산 중턱에만 올라가도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호수가 색다른 정취를 선사한다. 명성산의 본래 이름은 '울음산'. 왕건(王建)에게 쫓기어 피신하던 궁예(弓裔)가 이 산에서 피살됐다는 설이 있다. 궁예가 숨을 거두자 주인을 잃은 신하들과 말이 산이 울릴 정도로 울었다는 설이 있는데, 이 때문에 '울음산'이라는 이름을 얻었다고. 명성산은 울음산을 한자로 표기한 것이다.


■ 강원도 강촌 '검봉산(劍峰山)

산이라고 부르기보다는 '봉우리'라고 부르는 게 더 알맞을 만큼 규모가 작고 아담한 산. 해발 530.2m로 높지도 않아 올라가기도 쉬운 편이다. 화려한 맛은 없다. 눈으로 보는 가벼운 즐거움보다는 오래된 떡갈나무, 참나무가 두껍고 넓적한 낙엽 카펫을 밟는 소리의 즐거움에 취해보기 좋은 곳. 사람들이 곳곳에 쌓아 올린 애기 돌탑도 정겹다.

▲ (좌)강원도 포천 명성산.(우)강원도 연천 고대산.

 

■ 전남 순천 '조계산(曹溪山)'

흙을 밟고 산행할 만한 곳이 무척 드문 요즘 조계산은 부드러운 흙을 밟으며 산책하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몇 안 되는 곳 중 하나다. 산길의 훼손을 막기 위해 돌을 깔아놓은 다른 명산들과 달리 고운 흙이 끝까지 깔려 있어 피로를 느끼지 않고 오래오래 걸을 수 있다.

송광사와 선암사 두 가람을 이어주는 굴목재 길은 특히 높낮이가 완만한 데다 부드러워 연인들이 손을 맞잡고 걸어도 될 만큼 포근하고 운치 있는 장소.

굴목재를 지나 영화 '아제아제 바라아제'의 마지막 장면을 촬영했다는 선암사까지 걸어가면 늦가을 산책이 완성된다.


■ 강원도 홍천 '가리산(加里山)'

탁 트인 조망을 즐기기 좋은 산. 조망이 뛰어나 '강원 제1의 전망대'로 불린다. 날씨가 좋은 날엔 향로봉, 설악산, 오대산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과 고산준령이 한꺼번에 보인다. 정상에선 소양호를 굽어볼 수 있다. 낙엽송이 주종을 이루고 있어 황금빛 낙엽 산행을 즐기기엔 그만이다. 정상에는 암봉 세 개가 힘차게 솟아 있는데, 정상 아래 바위 틈에서 솟아나는 석간수로 목을 축여도 좋다.


■ 강원도 연천 '고대산(高臺山)

경원선 철도가 휴전선에 막혀 멈춘 곳에 솟아 있는 산. 낙엽송 숲길과 돌밭이 어우러져 아기자기한 맛을 풍긴다. 헐벗은 나무 군락은 햇살을 받아 하얗게 빛나면서 색다른 정취를 자아낸다. 산정에 오르기 직전 벼랑에 서 있는 거대한 바위가 거칠면서도 남성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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