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 및 금융 전문가들로 구성된 조세정의네트워크(Tax Justice Network)는 21일(현지시간) 해외은행에 은닉된 역외경제(offshore economy)에 대한 규모를 가장 자세하게 추산한 결과를 영국 옵서버지를 통해 단독으로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이번 조사를 진행한 전 맥킨지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이자 조세피난처 관련 전문가인 제임스 헨리는 해외 은닉 자산 규모가 최소 13조파운드, 많게는 20조파운드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이 자금은 주로 프라이빗 뱅크(PB)의 도움을 받아 스위스나 케이먼군도 등 대표적인 조세피난처로 흘러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헨리는 “전 세계 인구의 0.001%에 불과한 9만2000명의 사람들이 6조3000억파운드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빈부격차가 공식적인 통계치보다 훨씬 더 심각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브렌단 바버 영국노동조합회의(TUC) 위원장은 “전 세계적으로 재정적자를 줄이기 위한 긴축 정책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 차원에서 부유층의 자산 은닉을 더 이상 허용해서는 안된다”면서 “정부는 탈세 여유조차 없는 99%의 국민을 대상으로 증세에 나서기보단 다국적기업과 부유층 자산 은닉을 차단해 경기를 부양해야할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