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부인 김혜경 씨가 ‘과잉 의전’ 논란에 대해 사과했으나 법인 카드로 산 음식을 누가 먹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답변은 회피한 가운데, 경기도청 총무과 5급 공무원 배모씨와 7급 공무원 A씨가 나눈 대화 내용이 공개됐다.
11일 채널A 보도에 따르면, 경기도청 비서실에서 7급 공무원으로 일했던 A씨는 지난해 6월 7일 총무과 5급 공무원 배모 씨의 지시를 받고 경기도청 법인카드로 결제한 초밥 10인분을 김혜경 씨 자택으로 배달했다. 이 후보의 경기도지사 시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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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가 그로부터 이틀 만에 공개한 통화 녹음 파일에는 배달을 지시했던 배씨조차 10인분이라는 많은 양이 배달된 것을 두고 의아해하는 모습이 담겼다.
대화는 A씨가 배씨에게 “맛은 어떠시대요? 괜찮대요?”라고 물으며 시작한다. 이에 배씨는 “별 말 없는데”라고 답했다.
그러자 배씨는 “나는 개인적으로 기생충이 있다고 생각해. (자택) 밑에 사는 기생충이 있든지, 뭐가 있어. 그렇지 않니?”라고 말했고, A씨는 “2인분씩만 먹어도 사모님하고 아들 둘인데, 6인분이면 충분할 텐데”라고 동조했다.
배씨는 A씨 전임자도 같은 걸 궁금해했다고 했다. 그는 “○○○도 못 풀고 간 미스터리야. 나한테 맨날 그랬어, 저걸 진짜 다 드시는 거냐고”라고 말했고, 이에 A씨는 “사모님이 맨날 말라 있으신데 굳이. 그렇게 아들도 잘 먹나 봐. 그 생각을 했죠”라고 답했다.
한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11일 저녁 진행된 대선 주자 2차 TV 토론에서 부인 김씨의 과잉 의전 논란과 관련해 재차 사과했다.
그는 “워낙 가까운 사적 관계에 있었던 사람이 별정직(공무원)으로 들어오다 보니 주로 공무 관련 일을 도와주다 경계를 넘어 사적 관계에 도움을 받은 것 같다”고 해명하면서 “제가 엄격하게 관리하지 못한 것이니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지난 9일 대국민 사과를 통해 “공직자의 배우자로서 모든 점에 조심해야 하고, 공과 사의 구분을 분명히 해야 했는데, 제가 많이 부족했다”며 “국민 여러분께, 특히 제보자 당사자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김씨 관련 의혹 가운데 ‘법인카드 유용 의혹’에 대한 고발 사건은 지난 3일 수원지검에서 경기남부경찰청으로 이첩됐다.
앞서 경기도청 7급 공무원 출신 A씨는 이 후보가 경기도지사에 재직 중이었던 지난해 3월부터 10월까지 당시 도청 총무과 소속 5급 사무관 배모 씨의 지시를 받아 약 대리처방, 음식 배달, 아들 퇴원 수속 등 이 후보 가족의 사적 활동 의전 업무를 맡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