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수첩'이 밝힌 MBC 7년의 몰락사…"사회적 흉기였다"

  • 등록 2017-12-13 오전 8:50:39

    수정 2017-12-13 오전 8:50:39

사진=MBC ‘PD 수첩’
[이데일리 e뉴스 김민정 기자] ‘PD 수첩’이 5개월 만에 특집 방송을 편성하면서 MBC의 신뢰도를 추락시킨 보도의 참사 내막을 공개했다.

지난 12일 방송된 MBC 시사프로그램 ‘PD수첩’은 ‘MBC 몰락, 7년의 기록’을 주제로 7년간 MBC에서 벌어졌던 일들을 집중 취재했다.

이날 손정은 아나운서는 “지난 겨울 촛불 집회가 벌어진 이곳에서 MBC는 시민 여러분께 숱한 질책을 당했다. MBC도 언론이냐, 권력의 나팔수, 기레기라는 말도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손 아나운서는 “MBC가 불과 7년 만에 이렇게 외면당하고 침몰할 수 있었나”라면서 “과거를 반성하지 않는 자는 미래가 없다고 한다. 오늘 PD수첩에서는 MBC가 겪은 7년 동안의 몰락 과정을 돌아보고 반성과 성찰의 시간을 갖고자 한다”고 밝혔다.

PD수첩에서는 MBC 몰락의 시작이었던 ‘MBC 정상화 전략 및 추진화’ 문서를 입수해 보도했다. 이 문서는 이명박 전 대통령 정권 당시 국정원이 MBC를 장악하기 위해 작성한 시나리오다. 이틀 뒤 파기를 요하는 대외비 문건으로 해당 문건엔 좌편향 프로그램 진행자들과 작가들은 반드시 교체하라는 지시 사항이 실려 있다.

문건에 따르면 정권에 불리한 의제와 이슈를 다룬 시사 프로그램들이 퇴출 대상이 됐다. 손석희 등 주요 진행자들이 퇴출 압력을 받고 물러났으며, 국가정보원은 최승호PD, 이우환 PD, 한학수 PD 등 비판적 프로그램을 만든 PD들을 내쫓거나 전보했다.

사진=MBC ‘PD 수첩’
국정원 문건이 나온 2010년 이후 7년 동안 김재철, 안광한, 백종문, 전영배, 윤길용, 김철진, 김현종, 김장겸 등은 승승장구했다. 특히 신동호 아나운서 국장은 MBC 간판 프로그램을 잇달아 맡았고, 파업을 하다 복귀한 배현진 앵커는 ‘뉴스데스크’를 진행했다.

이에 손 아나운서는 “공영방송 MBC는 국정원 문건이 제시한 시나리오에 따라 차근차근 권력에 장악돼 갔다. 말 그대로 청와대 방송이 된 거다”라면서 “그런 상황에서 발생한 것이 세월호 참사다. 유례없는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MBC는 슬픔에 빠진 국민과 유가족을 위로하기는 커녕 권력자의 안위를 살폈다. 사회적 공기였던 공영방송이 사회적 흉기가 돼 버린 거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손 아나운서는 “권력에 장악되며 허물어져버린 MBC 7년의 몰락사는 저희에게도 소중한 교훈을 남겼다”라면서 “권력자에 인정받을 때가 아니라 국민을 위한 공정방송을 할 때 비로소 사랑받고 인정받을 수 있단 것”이라며 “그러기 위해 끊임없이 질문하고 자성하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13일 시청률조사회사 닐슨 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12일 방송된 ‘PD수첩’ 1136회는 5.1%의 전국일일시청률을 기록했다. 이는 5개월 전인 지난 7월18일 방송분이 기록한 2.6% 보다 2배 가까이 오른 수치로, 동 시간대 방송된 지상파 프로그램 중 시청률 2위에 해당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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