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진제 개편 이렇게]④한전과 소송 다음달 결판..42년 누진제 개편 탄력받나

여론조사 누진제 폐지가 1위
폐지 서명운동 9만5000명 참가
승소나면 누진제 개편 기폭제
전문가 "급격한 개편은 후유증"
  • 등록 2016-08-13 오전 11:27:11

    수정 2016-08-13 오전 11:27:11

[세종=이데일리 김상윤 기자] 누진제 개편 움직임이 탄력을 받고 있지만 한쪽에서는 누진제 자체를 무효화하고 한발 더 나아가 폐지해야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주택용 전기요금이 일반용과 산업용과 달리 부당하게 누진제를 적용받고 있다는 것이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지난 11일 공개한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에 대한 여론조사(성인 518명 대상,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4.3%p)를 보면 누진제를 폐지하자는 비율은 41.3%로 누진제 완화 비율(39.6%)보다 높다. 누진제를 그대로 유지해야한다는 비율은 9.1%에 그쳤다.

포털 사이트 다음의 인터넷 토론방 ‘아고라’에서 전개중인 전기세 누진제 폐지를 위한 서명운동은 13일 현재 9만5000여명이 참여해 10만명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누진제 소송 다음달 첫 결론…누진제 개편 기폭제 될듯

누진제에 대한 불만은 소송으로도 이어졌다. 2014년 8월 ‘법무법인 인강’ 곽상언 대표 변호사가 한국전력 전기 사용자 21명의 소송인단을 대리해 ‘전기요금 부당이득 반환청구 소송’을 제기한 이후로 현재 1만3200명이 단체소송에 신청했다. 현재 서울중앙지법(3건), 서울남부지법(1건), 광주·대전·부산지법(각 1건) 등 총 7건의 피해 소송 중이다.

누진제 첫 소송결과는 다음달 22일 서울중앙지법에서 나온다. 소송의 핵심은 누진제를 명시한 한전의 ‘전기공급 약관’이 위법하냐 여부다. 원고측은 한전이 독점사업자로서 우월한 지위를 남용해 계약의 자유의 원칙을 배제하고 누진제 요금을 강요했다고 주장한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이를 거부하거나 변경할 자유도 없이 어쩔 수 없이 전기를 이용하고 있어 위법하다는 것이다. 곽 변호사는 “전기는 필수재화인데 한국의 경우 한전이 독점 공급하고 있어 부당한 재화를 판매하더라도 이를 거부할 수 없다”면서 “약관이 무효하다는 것을 입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법원은 이 약관조항을 통해 사업자가 받는 이익이 무엇이고, 고객이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있는지 여부 등 종합적으로 따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집단 소송이 법원에서 승소하더라도 누진제 자체 무효화되는 것은 아니다. 이번 재판은 민사로 부당한 누진제와 관련한 한전의 부당한 약관에 대한 피해를 보상받기 위한 소송이기 때문이다. 다만 한전의 누진제가 얼마나 불합리한지 법원의 판단이 나올 수 있는 만큼 누진제 개편의 하나의 기폭제가 될 수도 있을 전망이다.



◇누진제 폐지 법안은 아직…전문가 “급격한 개편은 또 다른 후유증 유발”


누진제 폐지에 대한 요구가 많긴하지만 현재까지 폐지법안은 나오지 않고 있다. 다만 국회 기획재정위원장인 조경태 새누리당 의원도 누진제는 궁극적으로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놨다.

조 의원은 지난 11일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우리나라의 전기요금 누진제는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의 징벌적 누진제를 적용하고 있다”며 “누진제를 대폭 완화하는 정책을 중간에 먼저 실시한 뒤 궁극적으로 누진제를 폐지해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조 의원은 전기요금 누진율을 현행 11.7배(6단계)에서 1.4배(3단계)로 대폭 낮추는 법안을 발의했다.

전문가 사이들에서도 과도한 누진제는 문제지만 급격한 개편은 또 다른 후유증이 있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는 주장이 지배적이다. 홍준희 가천대 에너지IT학과 교수는 “지나친 누진제가 문제이긴 하지만 당장 누진율을 폐지하기에는 부담이 클 것”이라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정책 일관성을 가지고 누진제 완화와 용도별 전기 형평성 문제, 에너지정책 등 전반의 시스템을 정비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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