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선택, 더민주 당권 향배에 달렸다

박지원 만나 정계복귀 저울질… 박지원, 국민의당 입당 제안
8월말 전대서 친노계 선출되면, 더민주 경선 참여 힘들 듯
새판 짜기 위해 정계개편 모색, 비박계 비노계 합류가 관건
  • 등록 2016-06-04 오전 10:22:14

    수정 2016-06-04 오후 8:13:00

[이데일리 선상원 기자] 손학규 전 대표에게 러브콜을 보내온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와 손 전 대표가 전날 전남 목포에서 전격 회동했다. 목포 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이난영 가요제’에서 조우한 손 전 대표와 박 원내대표는 인근 음식점으로 자리를 옮겨 따로 만났다. 손 전 대표 지지자 등 30여명과 먹걸리를 마신 두 사람은 다시 호텔 커피숍으로 자리를 옮겨 50여분간 대화를 나눴다.

이 자리에서 박 원내대표는 손 전 대표에게 국민의당 입당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원내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손 전 대표에게 ‘국민의당으로 들어와 함께 하자’고 했더니 (그냥) 웃더라. ‘더민주 당적을 갖고 있느냐’고 하니까 ‘갖고 있다’고 했는데 여러 가지로 고민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손 전 대표는 미소만 지은 채 시원한 답변은 하지 않았다고 한다. 다만 고민하고 생각해보겠다는 취지의 답변을 한 것으로 전해져 여지를 남겼다.

손 전 대표가 총선 후 정치권 새판 짜기를 언급해 정계복귀가 멀지 않았다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는 가운데, 중량감 있는 현실 정치인인 박 원내대표를 만나 1시간 가까이 독대를 했다는 것은 복귀 명분과 수순, 타이밍을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총선 당시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선거운동 지원 요청을 수용해 나섰다면, 복귀 명분과 시점을 따로 고민할 필요가 없다. 총선 승리의 기세를 몰아 전남 강진 칩거를 풀고 그냥 나오기만 하면 된다. 정계를 은퇴했는데 왜 복귀하느냐는 반발여론도 무마할 수 있다. 오히려 대선 후보군이 많아지고 정권교체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야권 지지자들로부터 환영 받을 것이다.

기회를 날려버린 손 전 대표 처지에서는 복귀 명분을 마련하고 시점을 선택해야 한다. 박 원내대표를 만난 것도 그 일환이다. 손 전 대표가 박 원내대표 제안을 수용해 국민의당을 택할 가능성은 낮다. 현재 손 전 대표는 더민주 당원 신분이다. 한나라당을 탈당해 야권으로 옮겨온지도 10년 가량 됐지만 아직도 손 전 대표에게 탈당은 주홍글씨다. 그만큼 부담이 크다.

남는 선택지는 더민주에 남아 대선후보 경선에 참여하거나 정계개편이 이뤄질 때 거기에 합류하는 경우다. 정의화 전 의장 중심의 정치그룹과 새누리당 비박계, 더민주 비노계가 뭉쳐 제4당을 창당한다고 하면 손 전 대표도 정치권 새판 짜기 차원에서 동참 여부를 검토할 수 있다.

전제가 있다. 더민주의 비노계가 같이 움직여야 한다. 현재 더민주는 총선 승리로 원심력보다는 구심력이 커진 상태다. 지난해 문재인 전 대표의 사퇴를 놓고 벌어졌던 친노계-비노계간 갈등이 다시 재연되지 말라는 법은 없지만, 당분간 더민주는 수권정당 유능한 경제정당으로 탈바꿈하기 위해 단합된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당권을 둘러싼 갈등이 표출될 수 있는 전당대회가 예정돼 있다. 친노계와 비노계가 당대표를 놓고 한판 붙을 수 있는 것이다. 대선후보 지지율 1~2위를 다투고 있는 문 전 대표도 친노계나 자신과 가까운 사람이 당대표로 선출되는 것이 좋다. 향후 대선후보 경선을 위해서도 당대표는 포기할 수 없는 자리다.

연거푸 두 번씩이나 경선에서 고배를 마신 손 전 대표도 경선을 공정하게 관리해줄 당대표가 절실하다. 만약 8월만 전대에서 친노계나 문 전 대표와 가까운 사람이 당대표로 선출되면 경선은 해보나 마나다. 더민주 관계자는 “당권 향배에 따라 손 전 대표의 선택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친노계가 장악하면 손 전 대표는 더민주에 남아있을 이유를 찾기 힘들 것이다. 비노계와 함께 정치권 새판 짜기에 나서 4당을 만든 후 국민의당과 통합해 거기서 경선에 참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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