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득실)①14개월간의 레이스 "얻은게 없다"

"이달말 협상타결 확신"..타결 목전
협상결과 소탐대실되나
美발판삼아 동시다발 FTA 가속페달
  • 등록 2007-03-21 오후 1:00:00

    수정 2007-03-21 오전 9:53:17

[이데일리 문영재기자] 우리 경제·사회 전반에 큰 파장을 몰고올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타결이 임박했다. 그러나 협상 초기부터 가열된 졸속추진 논란에 이어 경제손익 논란까지 보태지면서 한미FTA를 둘러싼 갈등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협상 체결에 따른 피해와 실(失)의 경우 수치가 분명히 나타나는 반면 득(得)은 장기적이고 눈 앞에 쉽게 드러나지 않는 점도 갈등의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이런 상화에서 협상에 대한 최종결과가 부정적으로 나올 경우 상당기간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협상결과에 따른 문제점과 득실을 분야별로 짚어본다. (편집자 주)

한국이 세계 최대 경제대국 미국과의 FTA 체결을 통한 시장개방에 한걸음 다가섰다.

정부가 지난해 2월초 미국 워싱턴DC에서 협상을 공식적으로 선언한지 꼭 14개월만이다. 노무현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이 지난 2005년 9월20일 전화통화로 한미FTA 의사를 확인했던 때로 거슬러 올라가면 19개월만의 일이다.

한미FTA가 공식 타결되면 미국은 칠레(2004.4.1 발효)·싱가포르(2004.4.1 발효)·유럽자유무역연합(EFTA, 스위스·노르웨이·아이슬랜드·리히텐슈타인, 06.9.1 발효) 등에 이어 한국의 7번째 FTA체결국이 된다.

그러나 협상 막바지에 `이익의 균형을 이루지 못했다`는 우려섞인 목소리가 이어지면서 정부가 내세운 `선진국형 경제로의 전환`이라는 장밋빛 청사진은 결국 장기과제로 남을 공산이 커졌다.

◇ 숨가빴던 14개월간의 협상..타결 목전

양측은 지난해 6월5~9일 미국 워싱턴DC에서 1차 본협상을 연 이후 모두 8차례의 공식협상을 가졌다. 이어 지난 19~21일에는 고위급협상을 벌여 일괄타결을 위한 수순을 밟았다.

양측 협상 수석대표는 협상시한(3월말)이 10여일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도 타결을 확신하고 있다. 고위급협상 직전의 공식석상에서도 약속이나 한 듯 협상 타결에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김종훈 수석대표는 "이달말 타결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협상시한에 맞춰 타결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커틀러 수석대표도 "3월말까지 타결을 이룰수 있다고 굳게 믿는다"며 "수준 높고 포괄적이며 균형잡힌 협상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측은 오는 26일쯤 별도의 통상장관 회담을 갖고 협상안에 대한 최종 조율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 협상결과 얻은 게 없다(?)

협상을 줄곧 지켜봤던 일부 통상전문가들은 미측 협상력에 말려 `밑지는 장사`를 했다고 지적한다. 이해영 한신대 교수(국제관계학부)는 "우리가 협상을 통해서 얻어 온 것이 너무 없지 않냐"며 "다 내줬다"고 비판했다.

현재까지 드러난 쟁점들 가운데 가장 큰 피해를 볼 것으로 우려되는 농업(쌀 제외)은 농산물의 생산 감소액이 최대 2조원을 웃돌 것으로 추산됐다.

반덤핑 등을 다뤘던 무역구제 분야에서도 얻은게 없다는 평가다. 정부는 당초 불공정조항을 완화해 국내 기업의 미국시장 진출을 꾀했지만 무산돼 FTA 체결 효과를 기대할 수 없게 됐다.

정태인 성공회대 겸임교수는 "우리측에 가장 중요했던 제로잉(zeroing) 조항을 없애는 데 실패했다"며 "결과적으로 얻은게 없다"고 말했다. 제로잉은 미국이 반덤핑 관세를 물릴 때 사용하는 자국 중심의 계산법으로 악명높다.

섬유분야의 경우 당초 경제효과가 최대 5억달러를 웃돌 것으로 관측됐으나 협상 결과 1억달러 미만일 것이란 얘기가 나오고 있다. 투자자-국가 소송제(ISD)와 관련해선 부동산·조세정책등이 대상에서 제외된다고 하더라도 환경 등 다른 분야에서 얼마든지 제소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우리측은 협상 초기부터 전문직 비자쿼터와 개성공단 생산품의 한국산 인정 문제에 대해 미측에 강하게 요구하면서 관철의지를 분명히 했으나 목표를 이루지 못했다.

상품 개방안 협상에서 품목수 기준으로 90%에 가까운 공산품을 즉시철폐키로 해 그나마 성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고위급협상으로 넘겨진 대미수출 비중이 가장 큰 자동차 관세철폐 여부가 전체 자동차 협상을 판가름할 것으로 보인다.

◇ 美 발판삼아 한-EU·한-중·한-일 FTA 가속페달

정부는 이번 한미FTA를 발판삼아 유럽연합(EU)과 중국, 아세안, 인도 등과의 FTA 협상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한미FTA가 공식 타결될 경우 중남미(칠레), 동남아(싱가포르), 유럽(EFTA)에 이어 북미에 걸친 대륙별 거점 구축이 마무리됐다는 판단에서다. 
 
협상단 관계자는 "미국과의 FTA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이를 바탕으로 EU나 중국, 인도 등과의 동시다발 FTA에서 수월하게 협상을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먼저 세계 최대 경제블록인 EU와 오는 5월초 FTA 체결을 위한 1차협상을 시작할 예정이다. EU와의 협상에서는 자동차와 섬유가 가장 큰 경제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며 농산물과 서비스 등은 쟁점이 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농수산물 분야에서 우리보다 우위를 점하고 있는 중국과의 FTA에 대해 정부는 신중한 입장을 보이면서도 FTA협상 전단계로 볼 수 있는 `산관학 공동연구 회의`를 오는 22~23일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ASEAN)과는 지난해 8월 상품협상을 타결한 데 이어 올해말 협상타결을 목표로 서비스·투자 협상을 벌이고 있다. 교착상태에 빠져있는 일본과의 FTA는 시한보다 결과 위주로 협상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정부는 또 세계 최대의 시장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인도와의 FTA 협상을 지난해초 개시해 협상을 계속 진행하고 있다.
 
(표) 한미FTA 경제적 파급효과(자료 : 대외경제정책연구원)

         * 증가율 등은 2004년 기준(농업은 2001년 기준 단기효과)


         * 예상치 : 공산품 완전개방, 농산물 한국 80%, 미국 100% 개방, 서비스장벽 20% 완화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칸의 여신
  • '집중'
  • 사실은 인형?
  • 왕 무시~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