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는 최근 휴가 계획을 세우기 위해 일본 기타큐슈 항공권을 검색하던 중 황당한 사실을 발견했다. 같은 비행기를 타는데 대한항공(003490) 홈페이지에서는 편도가 23만1500원, 진에어는 10만원으로 가격이 두배 이상 차이 났다. 해당 노선은 대한항공과 진에어의 공동운항으로 어디서 구매해도 저비용항공사(LCC)인 진에어 여객기를 타야하는데도 말이다.
국내 대형항공사들이 ‘공동운항’이란 명목하에 소비자를 우롱하는 ‘갑질’을 버젓이 자행하고 있다. 공동운항은 상대 항공사의 일정 좌석을 자사 항공편명으로 판매하는 제휴 형태다. 예컨대 국적기 티켓을 끊었는데 외항사를 이용하는 경우가 그러하다. 대부분 비슷한 체급의 항공사끼리 공동운항 제휴를 맺다 보니 구매 가격이 조금 다르더라도 비슷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대형항공사가 LCC를 설립하면서 불균형적으로 공동운항을 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대한항공(003490)과 진에어는 올해초 공동운항 노선을 19개로 늘렸고, 아시아나항공(020560)은 에어부산의 일부 노선과 작년에 새로 설립한 에어서울의 모든 노선에서 공동운항을 시작했다.
항공사 입장에선 미리 공동운항사를 공지해줘 문제가 없다고 해명하지만 이에 익숙하지 않은 소비자들의 혼란이 계속되고 있다. 같은 노선이지만 마일리지를 지급하기에 가격이 비싸다는 항공사 측의 설명도 설득력이 약하다. LCC는 대부분 근거리 노선에 취항하기 때문에 적립되는 마일리지가 차액만큼 크지 않다.
게다가 대형항공사와 LCC 간 공동운항이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정보가 상당히 부족하다.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항공 홈페이지에서 제휴항공사를 검색하면 진에어나 에어부산 등 LCC의 항공명은 찾아볼 수 없다. 대한항공에서 진에어를 타고 기타큐슈를 가면 몇 마일을 받을수 있는지 쉽게 알수 없다는 의미다. 심지어 아시아나항공에서 에어서울과 공동 운항하는 노선의 항공권을 예약하면 ‘마일리지 좌석승급’이 가능하다고 적혀있는데 LCC인 에어서울엔 비즈니스석이 없다. 자회사인 LCC와 공동운항이니 시스템 구축에 너무 소홀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항공업계 전문가들은 “대형항공사를 이용하는 승객들은 대게 ‘가격’보다 ‘서비스’를 우선하는 소비층이다”며 “LCC와 서비스 차별을 내세우던 대형항공사들이 LCC에 위탁운영을 하며 서비스를 포기하는 게 과연 옳은 방향인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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