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인플레의 공포가 온다…긴축 더 빨라지나(종합)

"日銀, 양적완화 기조 변화 가능성"
'잃어버린 20년' 日, 물가 꿈틀꿈틀
美 인플레이션은 이미 '현재진행형'
美 국채 10년 금리, 2.9% 훌쩍 넘어
美·日 함께 긴축? 신흥국 타격 우려
韓銀 금리 인상 스케줄 당겨질 수도
  • 등록 2018-02-15 오후 1:04:23

    수정 2018-02-15 오후 1:04:23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사진=연합뉴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BOJ) 총재.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낯설디 낯설었던’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돌아오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0년째, 세계 경제는 조금씩 뜨거워지고 있다.

다만 갑작스러운 인플레는 공포로 다가올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양적완화의 대명사’ 일본의 돈 풀기 정책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으며, 동시에 이는 우리나라 같은 신흥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미국은 이미 연초부터 물가 상승→금리 급등→증시 폭락의 과정을 신흥시장에 그대로 전달하고 있다.

日 양적완화 축소 가능성 주목

한국은행은 15일 조사통계월보를 통해 “일본은행(BOJ)은 인플레이션율 상승이 가속화할 경우 양적완화 정책 기조에 변화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일본은 ‘잃어버린 20년’으로 악명이 높다. 무시무시한 디플레이션(물가가 하락하고 경기가 침체하는 현상)이 만성화한 나라다. 이를 깨기 위해 지금도 실시하는 게 양적완화다.

양적완화는 경기 부양의 ‘최후 수단’이다. 중앙은행은 단기자금시장에서 돈을 풀고, 또 빨아들이는 식으로 공언한 기준금리를 유지한다. 이렇게 단기금리를 통해 장기금리 수준에 영향을 미치겠다는 게 ‘전통적인’ 통화정책이다.

그런데 단기자금시장에서 금리가 제로(0)까지 떨어지면, 그때부터 중앙은행의 정책 수단은 사라진다. 중앙은행의 관리 대상 자체가 사라지는 것이어서다. 그래서 나온 아이디어가 장기채권 등을 직접 사서 시중에 돈을 흩뿌리는 양적완화다. 말그대로 ‘비전통적인’ 정책이다. 10년 전 금융위기 이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제일 먼저 시작했고, 일본은행과 유럽중앙은행(ECB)은 아직도 이를 진행하고 있다.

최근 일본의 양적완화 축소 가능성이 나오는 건 물가가 조금씩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은행은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1.4%로 보고 있다. 내년 전망치는 1.8%. 지난해(0.5%)보다 더 높은 수치다. 심지어 2016년 당시 증가율은 -0.1%였으며, 2009~2012년 때도 4년간 내내 마이너스(-) 증가율이었다. 일본 경제가 디플레이션의 덫을 빠져나오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해 보인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올해와 내년 물가 전망치를 각각 1.0%, 1.7%로 보고 있다.

일본은행에 따르면 2016년 4분기부터 국내총생산(GDP) 갭률(0.4%)은 플러스(+)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1~3분기 GDP 갭률은 각각 0.7%, 1.2%, 1.4%였다. 플러스 폭이 확대되는 것이다. 플러스 GDP 갭률은 기초체력 이상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다시 말해 수요 초과로 물가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플러스 GDP 갭은 ‘인플레 갭’으로도 불린다.

이주열 한국은행(BOK) 총재. 사진=연합뉴스


美 인플레發 ‘시장 충격’ 현실화

미국의 인플레는 연초부터 현재진행형이다. 시장의 이목이 집중됐던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전달 대비 0.5%)이 이를 보여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예상치(0.4%)보다 높았다. 지난해 12월 당시 상승률은 0.2%였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한 상승률은 2.1%. 시장 예상치(1.9%)를 훌쩍 웃돌았다. 미국 연준의 목표치(2.0%)도 넘어서버렸다.

시장은 당장 반응했다. 지난 14일(현지시간) 장기시장금리 벤치마크인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장중 약 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인 2.92% 정도까지 치솟았으며, 2.9%를 넘어선 2.9058%에 마감했다. 하루새 7.56bp(1bp=0.01%포인트)나 올랐다. 올해 첫 거래일인 지난달 2일 10년물 금리는 2.41%대였다. 경기와 물가에 주로 움직이는 장기시장금리가 불과 한 달 반 만에 0.5%포인트 정도 급등한 것이다. 금융시장 한 관계자는 “올해 잘하면 3.0%를 넘지 않을까 봤는데 이미 그 수준에 근접해버렸다”며 “속도가 너무 빨라 예측이 무의미해진 것 같다”고 토로했다. 연준의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국채 2년물 금리도 5.34bp 상승한 2.1677%에 거래를 마쳤다.

물가가 상승한다는 건 성장의 온기가 퍼지기 시작했다는 뜻이다. 긍정적인 측면이 크다. 하지만 이로 인한 통화정책 전환의 속도, 그에 따른 금융시장의 충격 정도가 커질 수 있다는 걱정도 만만치 않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예상보다 빨라지는 가운데 일본마저 돈 풀기를 줄이는 시나리오다. 금융은 최근 미국의 잇단 기준금리 인상에도 국제금융시장의 충격이 미미했던 건 일본과 유로존의 완충 효과로 보고 있다.

한은은 “주요국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가 시장의 기대와 달리 빠르게 진행될 경우 신흥국 통화가치 급락과 자본의 쏠림현상 등으로 신흥국 금융시장의 불안정이 높아질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신흥시장인 우리나라도 이런 흐름에서 자유롭지 않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스케줄이 예상보다 당겨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각 기관들이 전망한 올해 일본의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다. 1%대는 기록할 것이라는 게 주류다. 과거 마이너스(-) 증가율을 자주 기록했던 걸 떠올려보면, 경기가 조금씩 살아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이 때문에 일본은행이 올해 중 양적완화 기조를 변화시킬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출처=각 기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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