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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20대 국회가 최악이라는 보도도 있기는 했지만, 제가 직접 겪은 것도 있다. 국가와 국민을 위해서 법을 만들고 고민하고 토론하고 타협하고 합의를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무조건 상대를 공격하는 그런 대단히 좀 유치한...”이라며 “뒤에서는 또 다른 이야기들을 한다. 손 잡고 ‘하하’거리고 앞에서는 서로 얼굴 붉히고 소리지르고. 그런 모습들이 많이 보였다”라고 덧붙였다.
표 의원은 “좀비한테 물린 것 같은 느낌이었다. 손이라도 자르면 무린 독이 거기서 끝날 수 있는 상황이 아닌가. 그냥 계속하면 저도 좀비가 되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라고 말했다.
표 의원은 자신의 소속인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에서 가장 최악의 상황을 경험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속기록에도 남아 있지만, 극단적인 주장도 할 수 있고 상대방 비판과 비난도 할 수 있다. 그런데 절차를 너무 많이 어기는 거다. 의사진행발언 그리고 자료제출 요구는 의장, 위원장을 위해서 하도록 국회법에 명시가 돼 있는데 증인을 특히 장차관이나 그런 증인을 상대로 신문을 하는 거다”라고 비판했다.
표 의원은 “법사위의 상원적인 월권적 기능. 이것을 개혁하기로 여야 간 합의가 됐었다. 그래서 이제 법사위원장을 자유한국당에 줬는데 그다음에는 이 개혁을 전혀 하지도 않고 그런 것들이 계속 반복되는 거다. 그래서 이게 도대체가 스스로가 법을 지키지도 않고 절차도 안 지키면서 국민들에게 또는 다른 공무원들에게 조그마한 절차적 위반만 있어도 호통치고 엄벌하는 그 모습들. 이건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 가장 결정적인 것”이라고 말했다.
표 의원은 사석에서 자유한국당 의원들에게 문제제기를 했다고 한다. 하지만 돌아온 건 “민주당은 과거에 더 했다”라는 답변뿐. 표 의원은 “제가 할 말이 없다. 저야 17, 18, 19대 경험이 없으니까. 제가 느끼는 건 박근혜 정권 탄핵 이후 상당히 복수심을 갖고 있구나. 똑같은 형태로 우리 정권을 탄핵시켜야만 균형을 잡는다는 인식이 있다”고 말했다.
앞서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법사위 소속 이철희 민주당 의원이 ‘대표 책임론’을 강하게 제기하고 있는 것에 대해선 “저는 다르다. 같이 져야 될 책임이다. 지금 당장이라도 조금 더 수습을 하고 개혁, 혁신으로 들어가 인적혁신 열심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표 의원은 “저 스스로 20대 국회의 참담함 앞에 4년 내내 괴로웠다. 국민들 앞에 부끄러웠고 국회의원이 이런 역할을 하는 존재인가. 이 많은 세비와 많은 9명이나 되는 보좌진들을 같이 일하면서 이것밖에 못 하나라는 그런 자괴감 속에 빠져 있었기 때문에 책임을 지는 것이고 다른 분들은 다른 형태로 책임을 져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걸 이 순간에 다 해결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분명히 지금 이 순간 국민들도 지치셨고 실망하셨고 그렇게 몇 달을 거리에 나와서 촛불을 들고 만들어준 정부이고 20대 국회인데 이걸 우리가 이런 식으로 이런 혼란 속에 가까스로 40% 정도의 지지율만 끌어가면서 총선에 어떻게든 과반만 얻으면 된다. 저는 이건 아니라고 본다. 그래서 나중에 결과는 어떻게 되든지 간에 지금 이 상황까지 우리가 한 잘못은 분명히 인정을 해야 되고 여기에 책임을 느끼는 분들은 각자 형태로 그 책임감을 좀 행동에 옮겨야 될 때다. 저는 불출마로 옮겼고 그런 부분들이 각자가 인식하는 방향에 따라서 쇄신, 혁신으로 이어지는 것은 저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