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뜨거웠던 증시랠리, 결국 싸늘히 식었다…"10% 더 빠질수도"

10년만기 국채금리 4년래 최고…증시 3대지수 `털썩`
주식·채권 모두 투매양상…9년만에 최대폭 동반폭락
강세론자 마저 "10% 더 하락"…변동성 확대국면 우려
  • 등록 2018-02-03 오후 12:10:40

    수정 2018-02-03 오후 12:42:34

뉴욕증시 대표 주식 ETF인 SPDR S&P500ETF와 대표 국채 ETF인 아이셰어스 만기 20년이상 국채ETF의 합산 등락률. 2일(현지시간) 하락률이 2009년 이후 9년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자료출처=블룸버그)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역대급 뉴욕증시 강세장(bull market)에 급제동이 걸렸다. 미국 경기가 너무 좋은데도 인플레이션은 좀처럼 상승하지 않고 이 때문에 연방준비제도(Fed·연준)도 기준금리 인상을 서둘지 않았던 것이 그동안 증시 상승랠리의 원동력이었다면 이제 그 동력이 약해지고 있는 것이다. 향후 인플레이션 상승과 연준의 적극적인 금리 인상 우려가 미국 국채금리를 빠르게 위로 끌어 올리게 있다는 게 바로 그 근거다. 이제 시장 참가자들은 주식과 채권 동반 강세장의 끝이 온 것 아니냐는 불안에 휩싸이고 있다.

2일(현지시간) 뉴욕시장에서 주식값이 급락하고 국채가격도 동반 하락하는(=국채금리 상승) 양상이 극에 달했다. 이날 다우지수는 전일대비 666포인트, 2.54% 급락하며 2만5520.96을 기록했다.지난 2016년 6월 이후 1년 8개월만에 가장 큰 낙폭이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도 하루만에 2.12% 하락한 2762.13을, 나스닥지수 역시 1.96% 하락한 7240.95로 장을 마감했다. 한 주간 S&P500지수는 4% 가까이 폭락하며 2년만에 최악의 실적이었다. 뿐만 아니라 채권시장에서 10년만기 미 국채 금리는 2.85%까지 오르며 근 4년만에 최고치를 다시 경신했다. 하루전 이미 3%에 진입한 30년만기 국채 금리는 3.079%까지 올라가 지난해 3월 이후 11개월여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이에 따라 주식이건 채권이건 보유 자산을 동시에 내다파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일종의 투매양상이다. 실제 뉴욕증시를 대표하는 주식 상장지수펀드(ETF)인 SPDR S&P500ETF와 아이셰어스 20년이상 국채ETF의 합산 하락률이 지난 2009년 1년 이후 근 9년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마이크 바엘 US뱅크자산운용 이사는 “오늘도 시장 급락의 핵심은 금리 상승이었다”며 “강세장은 시장금리 상승에 의해 끝을 맺는다는 월가 격언이 점차 현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노동부가 발표하는 시간당 평균임금이 서서히 우상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특히 밤새 노동부가 발표한 1월 고용지표가 양호하게 나온 것도 연준의 긴축 행보를 앞당길 것이라는 우려를 낳았다. 경기 호조에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도 뛰기 시작하자 이제는 양호한 경제지표가 악재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셈이다. 간밤 노동부가 발표한 1월 비농업 신규 취업자수는 16만명으로, 12월의 14만8000만명보다 늘어났고 시간당 평균임금은 지난 2009년 6월 이후 8년반만에 최고인 전년동월대비 2.9% 올랐다. 가계 소득이 늘어날 경우 미국 인플레이션을 끌어올릴 확률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제임스 레건 DA데이빗슨 리서치담당 이사는 “1월 고용지표에서 나온 시간당 평균 임금이 상승하자 채권시장이 반응했다”며 “연준이 올해 4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는 쪽으로 시장 판단이 서서히 옮겨오고 있다”고 점쳤다.

이렇다보니 의미있는 조정국면이 더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커지고 있다. 미국내 대표적인 증시 강세론자인 제레미 시겔 와튼스쿨 교수는 이날 뉴욕증시 조정에 대해 “임금 상승률이 9년만에 최고 수준으로 나온 만큼 올해 4차례 정도 기준금리 인상이 가능할 것이고 10년만기 국채 금리도 3%까지 갈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올들어 증시가 대대적 감세와 인프라 투자 등 호재를 너무 과도하게 반영한 것으로 보이며 지금 더 후폭풍을 맞고 있는 만큼 최대 10%까지의 조정도 염두에 둬야할 것 같다”고 점쳤다.

다만 아직까지 증시 강세장이 완전히 마무리된 것은 아니라는 쪽이 여전히 우세한 편이긴 하다. 제프리 슐츠 클리어브릿지인베스트먼트 수석전략가는 “아직 강세장이 완전히 끝났다고 보긴 어렵다”며 “강세장이 완전히 마무리되려면 미국 경제가 다시 침체국면으로 갈 것이라는 전망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아직까지는 경기가 확장국면을 유지하고 있다”며 거시경제 주요 12개 변수들 가운데 11개가 여전히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시장에서도 적어도 상반기까지는 경기 확장국면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씨티그룹이 산출하는 미국 경기서프라이즈지수가 올 1월 고점을 찍고 내려오고 있다는 점은 그 만큼 경기 확장 모멘텀이 둔화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일단 시장 불안이 커지면서 당분간 변동성 확대국면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슐츠 수석전략가는 “변동성이 다시 커지는 전환점을 맞은 것 같다”며 “2017년과 같은 변동성 낮은 상승랠리가 끝을 맺고 이제 서서히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이날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거래되는 속칭 `공포지수`인 VIX는 17.6까지 올라가며 지난 2016년 11월 이후 1년 3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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