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불완전한 승리..'원 롯데 리더' 왕관 무게 견딜까

日 롯데홀딩스 주총서 승리하며 ‘원 리더 재확인’
경영권 지켰지만 남은 과제 산적
신동주 ‘무한 주총’ 예고..진짜 큰 산은 '검찰 수사'
한숨 돌린 신동빈, ‘검찰 수사’ 국면도 돌파할까
  • 등록 2016-06-26 오후 12:06:52

    수정 2016-06-26 오후 5:17:05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왼쪽)과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
[이데일리 최은영 기자]지키려는 자와 되찾으려는 자.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에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형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을 상대로 3연승을 거뒀지만 승자와 패자의 표정은 엇갈렸다.

25일 일본 롯데홀딩스 주총장에서 신동빈 회장은 어두운 표정으로 최대한 말을 아꼈고, 신동주 전 부회장은 현장에 모인 취재진의 질문에 여유롭게 답하며 “다음 주총에서는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일본 롯데홀딩스는 한국 롯데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호텔롯데의 최대주주로, 이 회사의 경영권을 손에 쥔다는 것은 한·일 롯데그룹을 총괄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지난해 8월과 올해 3월, 그리고 이번 주총까지 모두 세 차례에 걸쳐 롯데홀딩스 주주인 광윤사 대표 자격으로 신동빈 회장과 그의 오른팔로 알려진 쓰쿠다 다카유키 일본 롯데홀딩스 사장 등 현 경영진을 해임하고 자신을 이사로 선임하는 안을 거듭 상정했지만 주주 과반의 의결로 부결됐다.

27.8%의 지분을 가진 2대 주주로 캐스팅보트를 쥔 종업원지주회는 세 차례 표 대결에서 모두 신동빈 회장을 지지했다.

이번 주총은 롯데그룹 전반에 대한 검찰의 고강도 수사가 이어지는 가운데 치러져 결과에 더한 관심이 쏠렸으나 신 회장의 입지는 흔들림이 없었다.

이로써 신 회장은 경영권 분쟁의 큰 산을 다시 한 번 넘었지만 검찰 수사 결과에 따라 언제든 경영권의 향배가 달라질 수 있어 ‘불완전한 승리’라는 평가가 나온다. 신 회장이 넘어야할 진짜 큰 산은 따로 있다는 것이다.

신 회장은 주총 이후 일본 내 금융기관 등 주요 거래처 관계자들과 만나 이날 주총 결과와 국내 사정에 대해 설명한 후 다음 주말 귀국할 예정이다. 검찰 수사를 계기로 신 전 부회장의 공세가 심해진 상황에서 혹시 모를 일본 관계사와 직원들의 동요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귀국 후에는 검찰 수사가 기다리고 있다. 비자금 조성 의혹을 비롯해 횡령과 배임, 제2롯데월드 인허가 과정에 로비는 없었는지 등 고강도 수사가 예상된다.

실제 신 전 부회장 측도 신 회장이 일본에서 귀국하는 7월 이후를 경영권 탈환의 적기로 보고 있다. 현재 검찰의 롯데그룹 비자금 의혹 수사는 신동빈 회장 등 오너가를 집중 겨냥한 상태로 신 회장이 귀국하면 검찰 수사가 본격적으로 속도를 낼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사실 이번 주총 결과는 사실상 경영진이 주주권을 행사하는 구조인 종업원지주회 의결 과정을 살펴보면 어느 정도 예견됐던 바였다. 하지만 검찰 수사의 파장은 대상과 범위, 기간 등을 예상하기조차 어렵다. 신 회장이 소환되거나 피의자로 전환될 가능성도 현재로선 배제할 수 없다.

롯데그룹의 주요 사장단처럼 귀국과 동시에 출국 금지 조치가 내려지면 신 전 부회장이 이후 또 다시 임시 주총을 소집하고 계속해서 현 경영진의 해임을 상정해도 적극적인 표 단속이 어려울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의혹들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경영권 사수는 장담하기 어려워진다. 1년 6개월간 이어진 경영권 분쟁이 원점으로 돌아가는 셈이다.

실제로 신 전 부회장은 롯데홀딩스 정기 주총에서 패한 후 “종업원지주회 회원들의 변화가 고무적”이라며 “표면적인 결과는 지난 임시 주총들과 같지만 내부적으로는 많은 변화가 있음을 체감했다. 앞으로도 불법적으로 경영권을 찬탈한 신동빈 회장, 쓰쿠다 다카유키 사장, 고바야시 마사모토 최고재무책임자 등 현 임원진을 해임하고, 롯데그룹의 경영정상화를 위해서 끝까지 싸우겠다”고 강조했다.

신 전 부회장은 검찰 수사 상황 등을 봐가며 유리하다고 판단되는 시점에 다시 주주총회를 소집해 경영권 회복 시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결국 신동빈 회장이 꿈꾸는 ‘원 롯데 리더’의 왕좌는 검찰 수사 결과에 달렸다고 봐도 무방하다.

재계 관계자는 “롯데홀딩스 주총은 신동주-신동빈 양측 모두 결과를 어느 정도 예견했던 사안으로 그다지 큰 문제가 아니었을 수 있다”면서 “검찰 수사 결과에 롯데그룹의 명운이 갈릴 것으로 보이는데 신동빈 회장이 그룹 역사상 최대 위기 상황을 어떻게 헤쳐 나가는지에 따라 경영권의 향배도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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