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투스 헤드셋·360도 블랙박스…구미산단 강소기업 '주목'

대기업 의존도 높은 구미산단, 유망中企 "B2C시장 개척 중"
모비프렌, 음질 낮다는 블루투스 헤드셋 편견 없애
헥스하이브, 120도 불과했던 화각 360도로 넓힌 블랙박스 눈길
  • 등록 2018-06-24 오후 12:00:00

    수정 2018-06-24 오후 1:34:54

[구미(경북)=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전통적으로 대기업 의존도가 높은 구미국가산업단지(이하 구미산단)에 최근 기발한 아이디어와 기술력으로 존재감을 키워가는 중소기업들이 생겨나고 있다. 이들 중소기업은 과거 구미산단의 주를 이뤘던 기업간거래(B2B) 방식의 대기업 협력사들과 달리, 자체 기술력과 브랜드로 기업·소비자간거래(B2C)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지난 22일 서울에서 차로 약 3시간 30분을 달려 도착한 구미산단은 삼성·LG 등 전자업종 대기업들의 입주로 일찍부터 대기업 중심 산단이 조성된 곳이다. 하지만 최근 4~5년 새 대기업들이 생산물량을 해외로 이전하면서 극심한 불황을 겪고 있다. 김규돈 한국산업단지공단 대구경북지역본부 입주지원팀장은 “대기업과 협력사 외에도 새로운 아이템으로 시장 개척에 나서는 B2C업종 중소기업들이 성과를 낸다면 구미산단도 조금씩 활기를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허주원 모비프렌 대표가 자사가 제조한 고음질 블루투스 헤드셋을 들고 직접 제품 소개를 하고 있다. (사진=한국산업단지공단)
음질 튜닝기술 강점… 블루투스 헤드셋 ‘모비프렌’


구미산단에 도착한 후 방문한 모비프렌은 최근 이곳에서 가장 활발한 행보를 보이는 중소기업 중 하나다. 2002년 설립된 모비프렌은 블루투스 헤드셋과 카킷 등을 제조, 자체 브랜드로 판매한다. 삼성전자 휴대폰 협력사에서 블루투스 음향기기 업체로 전환을 꾀한 이 회사는 매년 미국 가전박람회(CES) 등에 참가해 제품을 홍보한다. 모비프렌은 중국 아웃소싱 비중이 높은 다른 국내 업체들과 달리 연구·개발(R&D)부터 제조·판매까지 모든 과정을 직접 수행한다. 올 4월엔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글로벌 강소기업’에도 선정됐다.

이날 모비프렌 구미공장 사무실에서 만난 이 회사 허주원 대표는 “2006년부터 12년 이상 블루투스 헤드셋을 개발·생산해왔고 ‘모비프렌’이란 자체 브랜드로 현재 60개국에 수출한다”며 “2015년엔 국내 최초로 블루투스 헤드셋 분야에서 애플 ‘MFi’ 인증을 받는 등 해외에서 제품력을 인정받는다”고 말했다.

모비프렌의 경쟁력은 음질에 있다. 보통 무선 블루투스 이어폰이라고 하면 음질보다 편의성을 중시하기 때문에 유선 이어폰보다 음질이 좋지 않다는 인식이 있다. 삼성전자 엔지니어 출신인 허 대표는 이같은 인식을 깨고 싶었다. 허 대표는 블루투스 헤드셋 사업 초기 일본 소니 제품과 오디오 음질 등을 밤새 연구하며 직접 튜닝하는 작업에 몰두했다. 그 결과, 200만원대 해외 제품 음질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수준의 제품을 개발했다. 모비프렌의 제품 가격은 최고 80만원, 최저 4만원이다.

허 대표는 “음질은 주파수 대역에 따라 달라지는데 우리는 일반적으로 소비자들이 좋아하는 대역을 맞추는데 몰두했다”며 “세계 최초 헤드폰 개발업체 독일 베어다이나믹 측과 제조자개발생산(ODM) 계약을 맺는 등 해외에서 이름을 알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국내 유통망의 경우 대기업 CJ와 총판계약을 맺고 속도를 내고 있다. 대세 아이돌 ‘워너원’을 모델로 하고 최근 백화점 등에 팝업스토어도 여는 등 마케팅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해까지 매출액은 80억원에 불과하지만 올해는 100억원 이상을 바라보고 있다. 허 대표는 “해외 유명 제품(유선)과 비교해 가격은 10분의 1 수준으로 가성비가 높다”며 “우리의 강점인 튜닝 기술을 더 강화하고 브랜드 파워를 높여 국내외 유통망 확대에 더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헥스하이브가 개발한 국내 최초 360도 차량용 블랙박스(왼쪽). 조중길 헥스하이브 대표가 360도 블랙박스와 연동되는 모바일 앱 서비스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김정유 기자)
국내 최초 360도 블랙박스 ‘헥스하이브’


2010년 설립돼 차량용·바이크용 블랙박스를 생산하는 헥스하이브는 국내 최초 360도 블랙박스 개발로 눈길을 모으고 있다. 360도 블랙박스는 아직까지 국내에서 잘 구현되지 않았던 제품이다. 구미산단 내 헥스하이브 본사에서 만난 이 회사 조중길 대표는 “정밀 가공렌즈 6장을 압착한 자체 렌즈 기술로 최근 ‘피오르 360’ 차량용 블랙박스를 개발해 판매를 준비하고 있다”며 “기존 블랙박스 화각은 130도에 불과했지만 이 제품은 360도를 확보, 차량 사고시 원인 분석 등에 용이하고 범죄가 발행할 때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헥스하이브는 이같은 기술로 2014년 신기술 (NET) 인증을 획득했고 올해에는 중기부가 선정한 ‘히든 히트상품’으로도 뽑혔다. ‘전방위(360도) 촬영’ 특허도 취득해 타 블랙박스 업체들과 차별화했다. 360도를 모두 보여주는 블랙박스는 해외에서도 흔치 않아 보안 인식이 높은 북유럽 지역에서도 통할 것으로 기대된다. 조 대표는 “최근 덴마크로 수출을 위한 샘플을 출하했고 스웨덴에는 2000대 규모의 수출도 예정한다”며 “향후엔 지자체 지원을 받아 택시나 어린이통학버스 등 업무용 차량에 설치하거나 센서 기술을 추가해 자율주행차에 탑재하는 방안도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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