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궁연이 수차례 성폭행.. 거부하면 욕설" 다섯 번째 미투 폭로

  • 등록 2018-03-08 오전 8:53:55

    수정 2018-03-08 오전 8:56:01

남궁연, 성폭행 다섯 번째 추가 폭로. 사진=SBS
[이데일리 e뉴스 정시내 기자] 드럼연주자 남궁연에게 성폭력을 당했다는 추가 폭로가 나왔다. 이번이 다섯 번째다.

7일 SBS ‘8뉴스’는 남궁연에 대한 다섯 번째 ‘미투’ 폭로가 나왔다고 보도했다. 피해를 주장한 여성은 자신도 남궁연에게 과거 수십 차례 성폭력을 당했다고 밝혔다.

여성은 “2000년대 중반 남궁연이 일할 기회를 줘 만났다”며 “남궁연이 업무를 이유로 자신을 집으로 불러들이더니 지압과 치료를 핑계로 신체 접촉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시작된 추행은 유사 성행위 수준으로 높아졌다고 했다.

또 “성폭력을 거부하면 일하는 현장에서 육두문자와 욕이 날아왔고 견디다 못해 일을 그만뒀다고 말했다. 피해자는 지금까지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 여성은 “앞선 4분의 용기에 힘입어 고심 끝에 5번째 폭로자가 되기로 결심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SBS 측은 남궁연 측에 사실 확인을 요청했지만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남궁연 측 변호사는 연이어 나온 성추행 폭로에 대해 지난 2일과 4일 “사실무근”이라며 “민·형사 소송을 진행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경찰청은 전날까지 미투 폭로로 제기된 유명인 31명, 일반인 9명 등 총 40명의 성폭력 혐의에 대해 확인 중이라고 7일 밝혔다.

청주대 연극영화과 교수 재직 당시 여학생 성추행 논란에 휩싸인 배우 조민기, 여성 단원을 성추행·성폭행한 혐의를 받는 연극연출가 이윤택, 경남지역 극단 대표 조증윤(50·구속) 등 5명에 대한 수사가 진행 중이다.

음악인 남궁연과 영화감독 김기덕은 아직 피해자 접촉이 되지 않아 내사 대상자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연이어 나오는 추가 폭로에 경찰 수사가 빠르게 진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다음은 SBS가 공개한 ‘남궁연 성폭력 5번째 피해자의 폭로 글’ 전문.

앞서 폭로해 주신 네 분(A 씨, B 씨, C 씨, D 씨로 표기하겠습니다.)의 용기에 힘입어 고심 끝에 다섯 번째 폭로자가 되기로 결심하였습니다.

저는 2천 년대 중반쯤 남궁 씨와 잠시 함께 일했던 사람입니다. A 씨와 마찬가지로 저는 일을 하고 싶었고, 남궁 씨가 저에게 일의 기회를 주었습니다. 당시의 저에겐 일생일대의 기회이자 잡아야만 하는 지푸라기였습니다.

그 후 남궁 씨는 일을 빌미삼아 저를 자택에 불러들이기 시작했습니다. 자택에서 일에 관한 이야기를 잠시 하고는 자신이 지압인지 혈자리인지의 치료를 할 줄 안다며, 당시 웹상에 있던 본인 관련 기사를 보여 주었고, 그렇게 신체적 접촉이 시작되었습니다.

일을 빌미로 저를 자택으로 부르는 일이 잦아졌고, 지압과 치료라 이야기하는 추행의 수위는 점점 높아져 갔습니다. 지압 치료를 하게 브래지어를 벗어라. **의 혈 자리가 있으니 팬티를 벗어라... 일에 대한 저의 간절함을 알았는지 그 후로는 더욱 노골적인 추행을 이어갔습니다. 남자들이 좋아하는 키스 방법을 가르쳐 주겠다며 키스를 했고, **는 해 봤느냐? ****은 느껴 봤느냐? 등등의 말을 하며 저를 전라 상태로 만들어 ******** 등의 유사 성행위를 지속했습니다.

왜 거부하지 못 했냐. 벗은 네가 잘못이다 라고 질타해도 저는 할 말이 없습니다. 저에겐 일생일대의 기회였고 제가 그를 거부하면 일도 꿈도 포기해야 하는 것이기에 저는 무력하게 추행을 받아들이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그의 집 아래층에는 녹음 스튜디오가 갖추어져 있었습니다. 아시다시피 스튜디오는 완벽한 방음이 되는 공간입니다. 반항하고 소리쳐도 아무 소용없다는 이야기지요.

추행에 관한 묘사는 이만큼을 적어 내려가는 것만으로도 저에게는 끔찍하게 고통스러운 일이기에 여기까지만 하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정말 말하고 싶은 것은 제가 오랜 시간 침묵해야했던 구체적인 저의 피해 내용이 아닙니다. 저는 앞의 네 분과 저 말고도 수많은 피해자가 있을 것이라 감히 확신하고 있습니다. 제가 용기가 부족하여 비록 5번째 폭로자가 되었지만 제 글을 읽고 부디 다른 피해자분들도 용기를 갖고 제 6, 제 7, 제 8...의 폭로를 하실 수 있길 간절히 바랍니다. 그렇지 않으면 앞으로도 남궁 씨라는 한 사람의 가해자에게서 또 다른 피해자들이 양산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당시 어리고 돈도 없고 권력도 없었던 저는 그를 용서하는 길을 택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용기 내어 고백해 주신 A 씨를 보고, 제가 한 것은 용서가 아니라 굴복이었음을 깨달았습니다. 그 후 지금까지도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는 것 또한 진정 제가 용서를 하지 못했다는 방증인지도 모르겠습니다.

A 씨, B 씨, C 씨, D 씨. 저와는 모두 일면식도 없는 분들입니다. 저희는 이러한 폭로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저... 저희와 같은 피해자가 침묵을 지켜야만 하는 사회 구조 변화에 아주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뿐입니다.

더 이상 미투를 외치는 성폭력의 피해자가 없는 세상이 오기를 바라며 저도 미투에 동참합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유현주 '내 실력 봤지?'
  • "폐 끼쳐 죄송"
  • 탕웨이, 무슨 일
  • 아슬아슬 의상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