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궈홍 中대사 "한-중 관계, 文정부 출범후 정상화 조짐"

▲추궈홍 주한 중국대사가 22일 제주 신라호텔에서 개최한 ‘제42회 대한상의 제주포럼’에서 ‘한중 경제협력방안’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서귀포(제주)=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추궈홍 주한 중국대사는 22일 “지난해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이후 한중 관계가 큰 곡절이 있었지만, 문재인 대통령 취임 후 정상 궤도로 돌아오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추 대사는 22일 제주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42회 대한상의 제주포럼’에서 특별강연을 통해 “사드 문제가 부각되면서 중국 대표급의 방한 거의 없었고, 한국 인사들도 중국 방문을 부담스러워 했지만 새 정부 출범 이후 상황이 달라졌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그는 ‘기차 속도는 기관사에 달려있다’는 중국 속담을 들어 “양국 관계에 있어 수장의 의지는 대단히 중요한데, (문 대통령 취임후) 양국 고위층간의 원활한 소통이 이어지고 있다”며 “국가기관부터 민간에 이르기까지 양국간 소통이 늘어나면서 대사관의 일정도 점점 많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추 대사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전화로 문 대통령의 당선을 축하했는데, 시 주석이 전화로 당선 사례를 한 적이 한번도 없었다”면서 “그 만큼 한중 관계를 대단히 중요하게 여기고, 한국의 새 정부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어 “시 주석이 정상회담에서 한중 관계를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는 걸 재차 강조한 것도 양국 관계를 정상 궤도로 되돌리기를 바란다는 의미”라고 부연했다.

그는 또 “문 대통령은 취임후 한국에서 영향력 있는 이해찬 전 총리를 중국에 특사로 파견하고, 중국이 주도해 설립한 ADB연차총회에 직접 참석해서 축사를 하는 등 한중 관계를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며 “양국 정상이 북한 핵문제, 한반도 평화 문제 등에 있어 이견보다 일치하는 생각이 많다”고 언급했다.

추 대사는 한중 관계에 대해선 긍정적으로 봤지만, 사드 배치에 대해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사드는 전략적 문제로서 상호 신뢰에 심각한 충격을 줬다”며 “기본적으로 국가간 협력은 양허가 반드시 필요하고, 이렇게 해야만 상호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추 대사는 또 “한중 관계는 아직 갈 길이 멀지만, 무엇보다 초심을 잃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면서 “25년 전 많은 장애물을 극복하고 중국 베이징 국빈관에서 수교에 공동 서명했던 당시 초심을 되새기고 한반도의 장기적인 평화, 안정을 지켜나가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이어 “비가 온 뒤에 땅이 더 굳어진다고 하는데, 사드 문제를 계기로 한중 관계가 더 성숙해지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