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海story]국산 연어는 왜 맛이 없을까

국내는 산란기에 잡아 영양분 떨어져
노르웨이산 냉장 연어는 대부분 양식
  • 등록 2015-11-07 오후 6:30:59

    수정 2015-11-08 오전 11:17:05



[세종=이데일리 김상윤 기자] 연어는 요즘 들어 고급 인기 어종으로 자리 잡았지만, 사실 조선시대부터 우리 선조들이 먹던 어종이다.

조선 중기의 문신 허균의 문집인 ‘성소부부고’에서는 ‘연어는 동해에 있는데 알젓은 좋은 안주’라고 적혀 있다. ‘세종실록’ 지리지에도 함경도 고원군 덕지천(德之川)은 연어가 많이 나기로 유명했고, 그 어리(漁利)가 함경도에서 최고라고 한다. 선조들은 주로 연어를 건제품 또는 염제품으로 가공해서 먹었고, 알은 젓갈로 담가 먹었다고 한다.

이처럼 선조로부터 사랑받은 연어는 왜 그동안 관심에서 멀어졌을까. 사실 자연산 국산 연어는 맛이 덜 하다는 게 하나의 이유로 꼽힌다.

국산 연어가 맛이 없는 이유 중 하나는 모천회귀(母川回歸) 특성과 관련이 깊다. 국산 연어는 북태평양 어종의 하나로 첨연어(chum Salmon)으로 불린다. 양양 남대천 등에서 부화된 연어는 6cm 정도 자라면 바다로 내려가고 3~5년 국산 연어는 성숙하면 다시 태어난 강으로 거슬러 올라온다. 산란하기 위해서다.



강을 거슬러 오는 여정은 만만치 않다. 강 흐름과 반대 방향으로 헤엄을 쳐야 하고, 턱이 있으면 높이 튀어야 가능하다. 알을 낳기 위해서는 사력을 다해 지름 1m, 깊이 30cm 정도 되는 구덩이를 파낸다. 온몸은 상처투성이가 되고, 연어가 갖고 있는 영양분은 알에 집중돼 이미 다 소진한 상태다. 이미 노쇠한 연어를 잡은 만큼 맛이 좋을 리가 없다.

반면 우리가 흔히 먹는 연어는 주로 노르웨이에서 수입된 으로 주로 양식에 의해 길러진 것이다. 노르웨이도 자연산 연어가 있지만 주로 통조림용으로만 쓰인다. 생(生) 연어는 양식을 통해 길러지고, 빠른 가공을 통해 신선도를 유지한 채 우리 식탁에 오른다. 양식을 하다 보니 연어가 하천으로 회귀하면서 영양분을 잃을 필요도 없다. 사료에 농약을 섞었다는 이유로 큰 파동을 겪기도 했지만 양식 연어는 자연산 연어에 비해 기생충 우려도 덜한 편이다.

더구나 노르웨이산 연어는 우리나라 첨연어와 종이 다르다. 대서양 연어로 첨연어와 같은 태평양 연어에 비해 마블링이 많다. 그만큼 지방질이 많아 고소한 맛이 더욱 나는 편이다. 국내산 연어가 노르웨이산에 비해 맛이 덜한 두번째 이유다.

△수입산 연어와 맛과 품질이 비슷한 연어를 국내 양식기술로 키울 수 있는 길이 열렸다. 2~3Kg 정도로 자란 은연어가 전시돼 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도 대서양연어를 양식하면 되지 않을까. 문제는 연어 특성상 우리나라에서 키우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연어는 대표적인 차가운 바다에서 사는 한해성(寒海性) 어종이다. 급격히 수온이 올라가는 여름철에는 연어를 키울 수가 없다. 15도 내외 적정 수온이 유지돼야 양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이미 연어 양식을 하고는 있다. 대서양연어가 아닌 태평양 연어 종의 하나인 은(銀) 연어다. 은연어는 대서양연어에 비해 기름기가 덜하지만 담백한 맛이 좋다. 일본 초밥에서는 은연어를 주로 많이 이용한다.

문제는 이 연어를 여름철 전에 미성숙한 상태로 출하가 돼 상품성이 떨어졌다. 2Kg정도로 미성숙한 만큼 5~7Kg에 달하는 수입산 연어에 비해 경쟁력이 없었던 것이다.

다행히 지난해 새로운 가두리 양식 시설이 개발돼 우리나라도 연어를 양식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부침식 가두리 양식 시설이라 여름철에는 더 깊은 바닷속으로 들어가 적정한 수온을 유지할 수 있다고 한다. 이달에 첫 시범출하했고,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상업적 출하도 가능하다고 한다. 먼 노르웨이에서 냉장 보관상태에서 온 연어보다 더욱 신선한 국산 연어를 먹어볼 날도 머지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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