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맥도날드 '불고기 버거' 판매 재개 납득 어려운 이유

전주서 판 '불고기 버거' 초등생 집단장염 원인 민원
햄버거 병 파문, 대장균 검출 등 식품안전성 의심
지난 2일 잠정 판매 중단 12일만에 판매 재개
장염 인과관계 정확히 밝혀지지 않은 상황
  • 등록 2017-09-16 오후 12:11:29

    수정 2017-09-16 오후 1:16:40

한국 맥도날드 불고기 버거
[이데일리 김용운 기자] 한국 맥도날드가 국내 특화 메뉴인 불고기 버거 판매를 15일부터 재개했다. 그러나 맥도날드의 판매 재개 결정은 섣부른 일이었다. 불고기 버거를 둘러싼 의문이 공식적으로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자칫 소비자의 안전보다 자사의 이익을 위한 일방적인 결정으로 보일 소지가 다분했기 때문이다.

‘불고기 버거’는 맥도날드의 간판 제품 중 하나로 1997년 한국 시장을 위해 개발했다. 돼지고기에 불고기 소스를 입힌 메뉴로 맥도날드의 대표 제품인 ‘빅맥’보다 저렴한 가격 덕에 찾는 고객이 많았다. 하지만 불고기 버거는 올해 들어 식품안전성을 의심 받았다. 미취학 자녀가 불고기 버거를 먹고 이른바 햄버거 병이라 불리는 용혈성요독증후군에 걸렸다는 이유로 고소를 당했고 지난 8월 한국소비자원의 검사에서 불고기 버거만 황색포도상구균이 기준치(100/g 이하)의 3배 이상(340/g) 초과 검출됐다. 여기에 같은 달 말에는 전북 전주의 매장에서 판매한 불고기 버거를 먹고 초등학생들이 집단장염에 걸렸다는 민원이 제기되었다.

결국 맥도날드는 지난 3일 “당사는 전주 지역 매장을 다녀가신 고객이 질병을 호소하고 있는 점에 대해 매우 안타깝고 송구스럽게 생각하며 고객의 빠른 쾌유를 기원한다”며 “이번 사안을 매우 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고 이에 2일부터 전국 모든 매장에서 불고기 버거 판매를 잠정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후 12일이 지난 14일 맥도날드는 “전주지역 매장에 대한 조사 결과 불고기 버거 완제품 및 원재료, 해당 매장의 식품안전 상태가 모두 관련 기준을 준수하고 있는 것으로 판명됐으며 직원들의 위생상태 역시 이상이 없음을 관계 보건 당국으로부터 확인했다”며 “전주 지역 매장 조사결과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불고기 버거 제품의 판매를 15일부터 재개하게 되었음을 알려드린다“고 공지했다.

조주연 한국 맥도날드 대표는 이에 앞서 지난 7일 ‘고객 여러분께 드리는 글’을 통해 “매장에서 발생한 사안으로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스럽다“며 “정부 당국의 조사에 성실히 협조해 인과관계를 밝히기 위해 노력 하겠다”고 사실상 사과의 뜻을 전했다. 특히 조 대표는 “한국맥도날드 대표이기에 앞서 엄마로서 일련의 사안들을 겪으면서 참으로 송구스럽고 안타까운 마음”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불고기 버거 판매를 재개하며 이러한 사과의 의미를 스스로 깎아 먹었다. 맥도날드가 불고기 버거 판매 재개를 알린 공지 어디에도 불고기 버거의 직접적인 판매 중단 원인이 되었던 집단장염 관련 조사 결과 내용은 없다. 집단장염의 원인으로 지목된 전주 매장에 대한 위생검사 결과 이상이 없었다는 것일 뿐 장염 발병 환자와 불고기 버거와의 인과 관계는 밝히지 않은 것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아직 당국의 역학조사 결과가 공식적으로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맥도날드는 이에 대해 “현재로선 무엇 때문에 걸린 것인지 확인된 바가 없다”고 밝혔다.

맥도날드 입장에서는 불고기 버거가 집단장염이 원인이 아니라고 여길 수 있다. 그간 프랜차이즈 매장에서 판매한 햄버거를 먹고 집단장염에 걸린 사례를 찾아보기 어려워서다. 게다가 관할보건소가 제품과 직원들을 점검 한 결과 이상이 없는 것으로 나왔다.

문제는 현재 불고기 버거 관련한 민원의 당사자 대부분이 어린이들이란 점이다. 즉 어린이들이 선호하는 불고기 버거가 식품안전성을 의심 받았다. 그렇다면 집단장염과 불고기 버거와의 인과관계가 공식적으로 검증되었을 때 판매를 재개하는 것이 “대표이기에 앞서 엄마”를 강조하는 CEO가 있는 조직이 취해야 할 합당한 조치다. 맥도날드는 그렇지 않은 상황에서 불고기 판매를 재개했다. 맥도날드의 불고기 버거 판매 재개가 섣부르다고 지적하는 결정적인 이유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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