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시대]유쾌한 정숙씨…퍼스트레이디 되다

  • 등록 2017-05-10 오전 5:45:00

    수정 2017-05-10 오전 8:32:12

[이데일리 김재은 기자] 문재인 대통령 당선에서 김정숙 여사의 공을 빼놓을 수 없다.

김 여사는 지난해 4월 총선이후 완전히 등돌린 호남 민심을 돌리기 위해 추석직후부터 매주말 호남을 찾았다. 도서지역을 중심으로 언론에 알리지 않고 방문하기를 수십차례. 지난 3월 경선이 본격화하고 나서야 기사화됐을 정도다.

호남 지역민심을 샅샅히 훑으며, 어르신들의 마음을 어루만진 그는 누가 뭐래도 대통령 당선의 일등공신이다.

1953년 11월 15일 서울 출생의 김정숙 여사는 숙명여중고를 졸업하고, 1972년 경희대 성악과에 입학했다. 대학교 1학년때 친구 오빠의 소개로 알랭드롱 닮았다는 운명의 남자 문재인을 만나게 된다. 처음엔 데면데면했다. 1년쯤 인사만 하며 지내다 최루탄을 맞고 쓰러진 문재인을 물을 적신 수건으로 닦아주다 애틋한 감정이 싹텄다고 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군대에 있을 때 맛있는 치킨이나 김밥이 아닌 안개꽃을 한아름 사간 일화는 유명하다. 그는 서슬퍼런 시절 민주주의를 위해 투쟁하는 남자친구를 둔 덕에 교도소를 들락날락했다.

조용하고 차분한 문 대통령과 달리 쾌활하고 활달한 그. 이들은 김정숙 여사의 화끈한 성격덕분에 결혼에 골인할 수 있었다. 1981년 사법연수원 시절 결혼해 슬하에 1남 1녀를 두고 있다.

김정숙 여사가 ‘유쾌한 정숙씨’라는 별명을 얻은 건 지난 18대 대선을 앞둔 2012년 8월. 성악을 전공한 만큼 유명 예술인들과 인터뷰를 하며 엮은 책 ‘정숙씨 세상과 바람나다’를 내면서부터다. 조용한 그림자 내조가 아닌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을 하며 남편을 도왔다. 결과는 패배였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와 부인 김정숙 씨가 9일 오전 투표를 마치고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자택 뒷산을 산책하던 중 앉아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번엔 현장에 더 가까이 다가갔고,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나며 접점을 늘렸다. 광주에서 만난 어르신들은 하나같이 “문재인이 당선된다면, 김정숙 여사의 공이 100%”라며 칭찬해 마지 않았다.

그는 이번 대선에서 따로 또 같이 했다. 22일간의 선거운동기간 매일같이 직접 끓인 보리차를 담아내며 전국 1만600km를 돌아다닌 문재인 후보의 목을 챙겼다. TV토론에서 5당 후보들이 물 마시는 사진에 문 후보의 물만 노란 빛이 도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혹자는 1등 문재인만 특별히 다른 물을 줬느냐고 했지만, 실상은 김정숙 여사의 세심한 내조가 돋보인 장면이다.

김 여사의 세례명은 골롬바, 문재인 대통령은 디모테오. 이들은 천주교 신자다. 골롬바는 ‘평화의 상징인 비둘기’를, 디모테오는 ‘하느님을 공경하는 자’를 뜻한다.

지난달 곡성성당에서 만난 지지자들이 “이번엔 꼭 되셔야 한다”고 하자 그는 ‘잘 부탁드린다’는 의례적인 멘트 대신 “기도중에 디모테오를 기억해주세요”라고 했다. 결과를 이끌기보다 순리대로 청하고, 기다리겠다는 비움이 느껴졌다.

누리꾼들은 외모도 딱 영부인감이라고 입을 모은다. 복스러운 얼굴에 항상 미소띤 밝은 표정은 보는 이들까지 기분이 좋아지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이제는 문재인 후보 부인이 아닌 영부인으로, 퍼스트레이디로 활약할 유쾌한 정숙씨를 기대한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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