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ICE신용평가의 `IFRS 17 도입에 따른 생명보험사 재무적 영향 및 신용평가 방향성` 보고서가 30회 SRE에서 베스트리포트 3위에 올랐다. 190명의 응답자중 37표(19.5%)를 받았다. 보고서를 작성한 이강욱 NICE신평 금융평가본부 수석연구원과 박현준 선임연구원은 IFRS 17 도입에 따라 생명보험사의 수익성 타격 우려가 커지고 있어 이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하는데 주안점을 뒀다고 강조했다.
아직 IFRS 17 기준 재무제표 및 공시항목, 감독회계 기준 재무제표 등의 세부 사항이 확정되지 않았으나, 내년에는 IFRS 17 기준 업무보고서 양식이 정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등 감독기관의 제도 도입 준비가 본격화하고 있다. IFRS 17 도입이 임박해지면서 생명보험사들의 회사채 발행도 많아졌고, 재무제표 작성 기준 변화에 대비한 각 회사들의 대응방안 등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NICE신평은 지난해 IFRS 도입 관련 금리 영향 보고서를 냈고, 이번에는 제도 도입이 재무제표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한 보고서를 작성했다.
이번 보고서를 작성하기 위해 평소보다 2배가량 많은 한 달 정도의 시간이 걸렸다고 한다. 이 수석연구원은 “회계 관련 제도이다 보니 관련 내용을 회계법인에 문의하고, 각 보험사의 회계팀을 통해 일일이 확인을 받는 등 시간이 많이 소요됐다”며 “보고서를 쓰는 입장에서 제도 관련 내용을 100% 이해하고 작성해야 하는데, IFRS 17 도입이 미치는 영향을 시뮬레이션하는 과정은 워낙 복잡해 애를 많이 먹었다”고 토로했다.
이 수석연구원은 IFRS 17 도입이 보험사 입장에서는 수익성 관리에 부담이 되겠지만, 보험 포트폴리오 관리 능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긍정적인 효과에 주목하고 있다. 그는 “제도가 도입되면 보험사의 재무제표를 파악하기 쉬워져 보험사의 민낯이 드러나게 된다”며 “단기 체질 개선이 힘들다보니 자본확충 부담도 생기겠지만, 궁극적으로는 IFRS 17이 도입되고 나서 보험 산업의 위험도는 더 낮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보험 산업에 대한 신뢰도나 위험 자체는 보험지급여력 측면에서 더 안정을 찾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지금 회계 기준에서는 보험사의 재무제표를 보고 어디서 돈을 버는지 알 수 없는 구조이나, IFRS 17이 도입되면 투명성을 제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박현준 선임연구원은 “바뀌는 제도 하에서는 재무제표만 있어도 보험사에 대한 분석이 가능하게 된다. 투자 운용을 해서 벌어들이는 부분과 보험 영업을 해서 벌어들이는 부분이 딱 구분될 것”이라며 “보험사들은 본업인 보험 영업에 집중하면서 재무제표 관리에 신경쓸 것”이라고 내다봤다.
결국 회계제도 변경이 보험 업종의 재편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각 회사의 주력 수익원이 뭔지를 파악할 수 있게 됨에 따라, 보험사들도 보장 보험이나 투자 운용 등 각자가 잘하는 사업 분야로 특화될 것이라는 얘기다. 박 선임연구원은 “보험 영업은 영업망이 튼튼한 대형사에 유리하기에 중소형사들이 지금처럼 대형사를 따라하는 영업 풍토는 바뀔 것”이라며 “방카슈랑스 등을 통해 덩치만 키우거나 일단 ‘팔고 보자’는 행태는 이제 안 통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 기사는 이데일리가 제작한 30회 SRE(Survey of credit Rating by Edaily) 책자에 게재된 내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