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취소 선언 7시간 만에 회담 가능성 여지 남긴 北(상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북·미 정상회담 취소 통보에 대해 북한이 25일 유감을 표명하면서 “우리는 아무때나 어떤 방식으로든 마주앉아 문제를 풀어나갈 용의가 있음을 미국측에 다시금 밝힌다”고 응답했다. 미국 측의 취소 통보 7시간 만에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유연성을 보인 셈이다.

북한은 이날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 명의로 “돌연 일방적으로 회담 취소를 발표한 것은 우리로서는 뜻밖의 일이며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고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김 부상은 “수뇌상봉에 대한 의지가 부족했는지 아니면 자신감이 없었던 탓인지 그 리(이)유에 대해서는 가늠하기 어렵다”면서 “두 나라사이의 관계개선에 의미있는 출발점이 되리라는 기대를 가지고 성의있는 노력을 다하여왔다”고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일방적 취소에 대해 아쉬운 뉘앙스를 보였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거론한 ‘커다란 분노와 로(노)골적인 적대감’이라는 것은 사실 조미수뇌상봉을 앞두고 일방적인 핵페(폐)기를 압박해온 미국측의 지나친 언행이 불러온 반발에 지나지 않는다”고 전날 최선희 외무성 부상의 발언을 부연 설명하기도 했다.

김 부상은 “미국측의 일방적인 회담취소공개는 우리로 하여금 여직껏 기울인 노력과 우리가 새롭게 선택하여 가는 이 길이 과연 옳은가 하는 것을 다시금 생각하게 만들고 있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빼놓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조선반도와 인류의 평화와 안정을 위하여 모든것을 다하려는 우리의 목표와 의지에는 변함이 없다”며 “우리는 항상 대범하고 열린 마음으로 미국측에 시간과 기회를 줄 용의가 있다”고 회담의 가능성을 열어놨다.

김 부상은 “만나서 첫술에 배가 부를리는 없겠지만 한가지씩이라도 단계별로 해결해나간다면 지금보다 관계가 좋아지면 좋아졌지 더 나빠지기야 하겠는가 하는 것쯤은 미국도 깊이 숙고해보아야 할 것”이라며 대화 의지를 거듭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