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상륙한 국내 유통가, 클라우드는 이미 아마존이 장악

쿠팡·마켓컬리 등 아마존 클라우드 일색
아마존 선점 효과 영향
“적에게 군자금 대주는 꼴” 지적도
"사업 성장 돕지 않겠다" 美 대형 유통업체는 사용 꺼려
  • 등록 2021-09-05 오후 5:24:16

    수정 2021-09-05 오후 9:22:07

[이데일리 김국배 기자]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아마존이 11번가와 손잡고 한국에 상륙하면서 국내 유통업체들이 치열한 경쟁에 내몰린 가운데, 이들 대부분은 ‘아마존 클라우드’를 사용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아마존이 글로벌 클라우드 시장 1위 기업이라는 점에서 어느 정도 피할 수 없는 일이지만, IT업계에선 “적에게 군자금을 대주는 꼴”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아마존과 경쟁하는 해외 유통 기업들이 아마존 클라우드를 사용하길 피하는 것과도 다르다.

트래픽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고, 인공지능(AI) 등 새로운 서비스를 빠르게 접목할 수 있는 클라우드는 전 산업군의 화두인 디지털 혁신의 출발점이다.

쿠팡·마켓컬리 등 아마존 클라우드 올인

5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을 비롯해 신세계, 마켓컬리, 티몬 등 국내 주요 유통업체들이 아마존웹서비스(AWS)의 클라우드를 주로 사용중이다.

특히 쿠팡의 경우 삼성전자와 더불어 AWS의 국내 최대 고객 가운데 하나다. 일찌감치 IT인프라 전체를 AWS 클라우드로 이전했다. 한 해에 AWS에 내는 비용만 수백억~ 수천억원 수준으로 전해진다.

‘잘 나가는 스타트업’ 마켓컬리도 마찬가지다. 마켓컬리의 샛별 배송(새벽 배송) 서비스는 AWS 기반 위에서 구현됐다. 사업 규모가 커지면서 AWS에 내는 돈도 크게 늘어났을 것으로 추정된다. 신세계나 티몬 등도 상황이 다르지 않다. 자체 클라우드 서비스를 활용하는 곳은 그나마 네이버 정도다. 네이버클라우드는 네이버쇼핑을 운영하며 쌓은 노하우로 클라우드 서비스를 만들어 외부에 팔고 있다.

유독 AWS 클라우드를 사용하는 국내 유통 업체가 많은 건 선점 효과 영향때문이다. 2006년 가장 먼저 클라우드 시장을 개척한 AWS는 지금은 다른 IT 기업들과 경쟁에 직면해 있지만 초기 몇 년 동안 별다른 경쟁자 없이 사업을 키워오며 1위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MS, 구글은 물론 네이버(2017년)보다도 10년 이상 빨랐다.

동종 업계 입장에서 아마존의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 활용 등을 배우려는 의도도 있었다는 분석이다. 최근에도 AWS는 국내 데이터센터(서울 리전)을 통해 제공하는 AI 서비스 ‘아마존 텍스트랙트’ 요금을 최대 19% 인하하는 등 국내 시장 공세를 늦추지 않고 있다. 아마존 텍스트랙트는 스캔한 문서에서 텍스트, 데이터 등을 추출하는 머신러닝 기반 서비스다.

美 유통업체들, 아마존에 돈 주기 꺼려

반면 월마트, 코스트코, 크로거, 타깃 등 미국 대형 유통 기업들은 AWS 클라우드를 꺼리는 기류가 뚜렷하다. 경쟁사 클라우드에 데이터를 저장하기 싫을뿐더러 굳이 사업 성장을 도와주지 않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AWS 클라우드를 쓰더라도 일부 프로젝트에 그친다.

아마존이 2017년 홀푸드를 인수하며 오프라인 유통 사업을 확장한 뒤 이런 경향이 강해졌다. 월마트는 아마존에 대항하기 위해 2018년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애저’ 등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5년간 사용하는 계약을 맺었다. 아마존은 월마트와 유통 시장에서, MS와는 클라우드 시장에서 경쟁 관계다.

대형마트 체인 크로거는 MS와 구글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중이며, 코스트코와 월그린도 MS 클라우드를 채택했다. AWS를 써오던 타깃도 MS 클라우드로 전환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제 AWS, MS, 구글 등 클라우드 3사의 기술적 차이가 거의 없기 때문에 굳이 경쟁사의 제품을 사용해 경쟁사를 도와줄 필요는 없다는 심리가 작용한 것”이라고 말했다.

아마존의 클라우드 사업 부문인 AWS는 현재 아마존 영업이익 대부분을 책임지고 있다. 최근 발표된 2분기 실적에서도 아마존 영업이익의 54%가 AWS에서 나왔다. 아마존에는 AWS가 ‘황금알을 낳는 거위’인 셈이다. 앤디 재시 AWS 대표는 ‘공적’을 인정받아 올해 ‘아마존 제국’을 물려받았다.

한편, 아마존은 지난달 31일 11번가를 통해 국내에서 아마존 직구 서비스(아마존 글로벌 스토어)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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