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인자는 키우지 않는다'..北 최룡해 총정치국장 해임

황병서 노동당 군사담당 제1부부장으로 교체
  • 등록 2014-05-02 오전 10:29:07

    수정 2014-05-02 오전 10:56:33

[이데일리 피용익 기자] 북한이 정권의 2인자로 꼽혀온 최룡해를 인민군 총정치국장에서 해임한 것은 장성택 숙청 이후 특정 인물에 권력이 쏠리는 현상을 차단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자신의 1인 지배체제를 강화하겠다는 속내가 읽힌다.

인민군 총정치국장은 북한 군부를 통제하는 핵심 자리다. 최룡해는 지난 2012년 4월 제4차 노동당 대표자회에서 당 정치국 상무위원,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에 임명됐고, 조명록이 2010년11월 사망 후 공석이던 총정치국장 자리까지 꿰찼으나 2년 만에 물러났다.

최룡해는 작년까지만 해도 김정은의 공개활동을 가장 많이 수행한 인물이었다. 그러나 올해 들어 수행 횟수가 눈에 띄게 줄었고, 지난달 14일 김일성 주석 생일 중앙보고대회에는 참석했지만, 같은달 24일 인민군 창건일 중앙보고대회에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특히 북한 매체는 지난달 26일 김정은이 제681군부대 관하 포병구분대 포사격 훈련을 지도하면서 “싸움준비가 잘 안돼 있다”며 군 정치간부들에게 그 책임을 돌렸다고 공개했다. 이는 인민군 총정치국장이던 최룡해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됐다.

이에 대해 일각에선 김정은이 최룡해의 영향력 확대를 우려해 권력의 핵심에서 점진적으로 밀어낸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는다.

앞서 데니스 핼핀 미국 존스홉킨스대 연구원은 지난달 24일 한 외교전문지 기고문에서 최룡해의 아버지가 1937년 보천보 게릴라 전투를 주도한 최현이라는 아사히신문 보도를 언급하며 “북한 정권의 2인자로 통하는 최룡해 군 총 정치국장이 김정은보다 북한 통치의 적통성을 가지고 있다. 이런 사실은 김정은으로 하여금 최룡해를 숙청하도록 유도할 수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반면 이러한 정치적 이유보다는 최룡해의 건강 악화가 인민군 총정치국장 교체의 원인이 됐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업무 수행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군의 핵심 자리를 비워둘 수 없게 되자 그동안 노동당 조직지도부에서 군사담당 제1부부장을 맡아온 황병서를 임명했을 것이라는 얘기다.

그러나 황병서의 이력을 보면 그가 단순히 최룡해의 ‘대타’라는 해석은 설득력이 약한 것으로 평가된다.

황병서는 김정은 제1위원장의 생모 고영희의 신임을 받으며 일찍부터 김정은 후계 체제의 구축에 앞장섰고 지난해 12월 장성택 처형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병서의 위상은 장성택 숙청 이후 두드러졌다. 지난 3월 조직지도부 부부장에서 제1부부장으로 승진했고, 지난달 15일 대장으로 진급한 사실이 확인된 데 이어 지난달 26일에는 차수 계급까지 올랐다. 특히 올해 들어 김정은 제1위원장의 공개활동도 가장 많이 수행하고 있다.

그는 조직지도부에서 오랫동안 군 인사에 개입해왔다는 점에서 총정치국장으로서 군 장악에도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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