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돈줄 끊자 아프간 통화 폭락…빈곤층 어쩌나

미국 달러 당 아프간 아프가니 사상 최고치
일주일만에 7% 폭락…해외원조 끊긴 영향
환율 치솟으며 인플레 압력 높아질 우려도
  • 등록 2021-08-20 오전 9:37:53

    수정 2021-08-20 오전 9:37:53

카불의 한 환전상이 미국 달러와 아프간 아프가니를 세고 있다(사진=AFP)


[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하면서 아프간 통화 가치가 폭락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 등이 아프간 금융 지원을 끊는 등 탈레반 자금줄을 죄기 위한 조치에 들어가면서 달러 부족이 현실화하면서다. 통화 가치 하락은 물가 상승 압력을 부추겨 빈곤층에 특히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19일(현지시간) 금융정보회사 레피니티브에 따르면 아프간 통화인 아프가니는 미국 달러 당 86.14로 거래되며 사상 가장 높은 환율을 기록했다. 지난 12일 미국 달러당 80.66 아프가니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아프가니 가치가 7% 넘게 떨어진 것이다.

아프간 주둔 미군이 철수한 뒤 탈레반이 지방 도시들을 열흘만에 장악하는 상황에서도 아프가니의 가치는 비교적 안정적이었으나 최근 큰 폭으로 떨어졌다.

국제사회가 탈레반 돈줄 죄기에 나선 영향으로 풀이된다. IMF는 지난 18일 “탈레반 치하 아프간이 국제사회에서 국가로 인지되는지 명확하지 않다”며 경제 지원을 끊었다. 그러면서 IMF 회원국들이 위기 시에 미 달러나 유로화, 일본 엔화, 중국 위안화, 영국 파운드화 등으로 교환해 외화 부족에 대비하도록 하는 특별인출권(SDR)도 이용하지 못하도록 했다.

미 정부도 아프간 정부가 미국에 보관 중인 중앙은행 자금 약 95억달러를 동결시켰다. 아즈말 아마디 아프간 중앙은행 총재는 18일 트위터에 “탈레반이 쓸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자금은 아프간이 보유한 해외의 준비예금 가운데 0.1~0.2% 정도”라고 적었다. 당시에도 이 조치를 두고 의견이 엇갈렸다. 자금 제한을 탈레반과의 협상 카드로 쓸 수 있어 적절하다는 주장과 미 정부가 탈레반과 아프간 경제를 파괴하려 한다는 잘못된 메시지를 줄 수 있다는 의견이 충돌하면서다.

달러난으로 아프간 통화 가치가 폭락하며 아프간 경제에 타격이 예상된다. 아프간 경제에서 국제사회 경제원조가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이라는 점이 피해를 키울 것으로 보인다. 미 아프간재건특별감사관실(SIGAR)에 따르면 아프간 예산 중 미국 등 지원이 차지하는 비율은 80%에 달한다. 이는 아프간 경제가 해외 원조 중단 등 외부적 요인에 취약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자국 통화 가치가 떨어지며 인플레 압력이 높아질 우려도 있다. 특히 식료품이나 생활 필수품 가격이 폭등하면 빈곤층이 직격타를 맞을 수 있다. 인플레로 의료체계가 취약한 아프간에서 코로나19 대응이 후순위로 밀려날 우려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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