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유자산 매각 운 뗀 美연준…`제2 긴축발작` 걱정에 조심조심

하커 총재 "향후 통화정책 핵심은 대차대조표 축소"
비둘기파 윌리엄스 총재, 브레이너드 이사도 동의
연내 매각 시작할듯…"만기채권 재투자 않는 방식으로"
`제2의 긴축발작` 우려…신중한 행보 보일듯
  • 등록 2017-01-19 오전 7:43:47

    수정 2017-01-19 오전 10:01:46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1년만에 다시 긴축 행보를 재개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 인상을 진행하는 동시에 세 차례 양적완화(QE)를 통해 쌓아둔 4조5000억달러에 이르는 자산을 서서히 매각하는 방안에 대한 논의도 시작할 계획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재정부양정책으로 시중에 돈이 넘쳐날 경우에 대비한 유동성 흡수조치로 풀이된다.

1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최근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이 이어져 연방기금금리(FFR)가 1% 수준까지 간다면 그 때부터는 연준 대차대조표를 축소하는 방안이 향후 통화정책 논의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이날 연준내에서는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로 분류되는 존 윌리엄스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까지 나서 “연준은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대차대조표 축소에 대해서도 틀림없이 논의하기 시작할 것”이라며 “올해 (트럼프로 인해) 재정부양책이 더 강화된다면 경제 전망 상방 리스크가 더 커질 것이며 이럴 경우 더 적극적으로 대차대조표를 조절해야할 것”이라고 점쳤다. 특히 연준내 가장 비둘기파적 성향이 강한 라엘 브레이너드 이사도 “트럼프 당선인의 대규모 재정부양정책이 연준의 자산 매각 시기를 더 앞당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연준이 대차대조표 축소에 나선다면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사상 초유의 통화정책 개입을 사실상 마무리짓는 사건으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지난 2013년 긴축 발작 당시 시장에 큰 혼란이 생겼던 만큼 자산 매각속도가 빨라진다면 자칫 또다른 혼란이 오거나 힘들게 살려놓은 경기 회복세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위험은 상존해 있다. 핌코의 플래그십 펀드인 토탈리턴펀드를 운용하는 스캇 마더 대표매니저는 “연준 대차대조표 정상화는 앞으로 연준이 더이상 시장에 직접 개입하지 않을 것이라는 신호를 줄 수 있다”며 “이는 시장참가자들에게는 안전망 하나가 사라지는 것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에릭 로젠그렌 보스턴 연은 총재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스스로가 한번 대차대조표를 줄이기 시작하면 이를 다시 되돌리지 않을 것이라는 자신감이 생길 때에 비로소 축소에 나서야 한다”며 신중론을 폈다.

이 때문에 전문가도 연준이 급격하게 대차대조표를 줄이기보다는 만기 도래하는 국채나 모기지담보증권(MBS)을 재투자하지 않는 방식으로 서서히 규모를 줄여나갈 것으로 보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연준이 이같은 방식으로 보유 채권규모를 줄일 경우 첫 2년간 6000억달러 정도 국채 보유액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마이클 클로허티 RBC 스트래티지스트도 연준이 올해안에는 대차대조표 축소에 나설 것이라며 “옐런 의장이 트럼프 행정부가 선임하는 차기 연준 의장에게 바통을 넘기기 전에 축소작업을 시작하고 물러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한 현재 미국 국채시장 여건을 보면 완만한 대차대조표 축소는 시장이 충분히 감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연준이 보유하고 있는 만기 도래 국채를 재투자하지 않고 줄여나가는 과정에서 트럼프가 생각하는 장기 적자국채 발행 확대까지 현실화할 경우 시장 충격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장기금리 상승과 주식시장 조정이 한꺼번에 나타날 수 있다는 얘기다. 게다가 연준이 국채와 함께 MBS까지 줄일 경우 부동산시장에도 역풍이 올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현재 연준이 보유하고 있는 MBS 규모(1조7400억달러)는 미국 MBS시장 전체물량의 5분의1 수준에 이른다. 실제 지난해 12월 25bp(0.25%포인트) 기준금리 인상 이후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 MBS인덱스는 1.5%나 추락한 바 있다.

이렇다보니 로베르토 페를리 코너스톤매크로 이코노미스트도 “시장 측면에서 보면 연준의 대차대조표 축소는 궁극적으로 또 한번의 긴축 발작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며 연준의 축소작업에 굉장히 긴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보다 구체적으로 마더 매니저는 “나중에 연준의 금융위기 대응 20년사(史)를 쓴다면 전반부 10년은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유례없는 부양시기였고 후반부 10년은 이를 거둬들이는 시기였다고 기록하게 될 것”이라고 점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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